지난 1월 대형화재 발생 후 '임시개장'
새 시장,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
임시시장 임대료 '면제'..226개 점포 입점
[김다소미 기자] “시장서 물컥물컥하던 생선 비린내가 이리도 반가울 줄 몰랐슈. 오랜만에 외지 사람들도 와주구 다시 열심히 일어서야쥬.”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비지땀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발생한 대형화재의 아픔을 딛고 25일 임시상설시장 개장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생업의 터전을 잃은지 석 달 만이다.
지난 1월 22일 자정이 조금 안된 시각,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점포 292개 중 227개가 소실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평생 이곳을 일궈온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임시시장은 기존 특화시장 서쪽 주차장 부지에 막구조 2700㎡, 모듈러(2층 구조) 1551㎡, 컨테이너 26㎡ 규모로 설치됐다. 총 226개 점포가 입점했다. 새 시장이 내년에 완공될때까지 임시시장 임대료는 면제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지사 등 정치권과 지자체는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약속했다.
25일 점심 시간부터 임시시장 일대는 주차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 2시부터 열리는 공식 개장 행사 때문이다. 상인들의 노고와 아픔을 위로하고 임시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시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단숨에 느껴졌다. 상인과 손님은 흥정하며 농담을 주고받고, 식당가에서는 매운탕 한 솥을 시켜놓고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오랜만에 몰린 인파때문인지 상인들의 얼굴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3대가 서천특화시장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박 모씨(56)는 “집보다 더 오래 있었던 시장이 홀라당 불에 타버리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더라고. 그래도 어쩌나,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죽을때까지 여기서 이렇게 장사하다 가야지”라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모두가 희망이 없다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빠른 임시개장에 상인들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김 씨 부부는 10여 년 넘게 이곳에서 생선을 팔았다. 그는 “시장서 물컥물컥하던 생선 비린내가 이리도 반가울 줄 몰랐슈. 오랜만에 외지 사람들도 와주구 다시 열심히 일어서야쥬”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충남도로부터 지원받은 재해구호비와 생활안정지원금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금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 김 씨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니까 처음에는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정부 약속도 못 믿겠고, 정치인들 말은 더 싫었다. 결과적으로 지자체가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고, 무엇보다 전국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릴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았다는 소식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충남도와 서천군은 현재 400억 원을 투입해 시장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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