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브리핑 0회, 시정 현안 지적 입장문 배포만
세종·충남과 대비 "최종 보고 마쳐야 공개" 기조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현판 오른쪽)과 인수위원들이 지난 7일 인수위 현판식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현판 오른쪽)과 인수위원들이 지난 7일 인수위 현판식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한지혜 기자] 민선8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이현)가 시민·언론과의 소통에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선인이 취임 후 보여줄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지표가 인수위 조직인 만큼, 개방성 확대가 요구된다.

인수위 측은 당초 이주 중 중간보고회 형식의 기자간담회 개최를 검토했으나, 진행되지 않았다. 출범 이후 위원장 또는 당선인의 브리핑, 분과별 보고회도 없었다. 다만, 시 현안과 관련된 문제제기 형태의 보도자료 3건과 인수위 구성, 부시장 인선 자료 등을 언론에 배포했다.   

“당선인에게 최종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들은 공개할 수 없다”는 게 현 인수위의 기조다. 바꿔 말하면, 인수위 활동 내용을 당선인 취임 직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세종시장직 인수위는 지난 8일 구성을 마친 뒤 업무보고 시작일인 13일부터 활동 상황을 일일 브리핑하고 있다. 대변인 또는 분과장이 분야별 중점 사안과 공약 이행 방향을 설명하는 형태로 총 9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민호 당선인이 직접 마이크를 잡은 기자회견도 총 2회였다. 

지난 9일 출범한 충남도지사직 인수위는 13일 당선인과 인수위원장이 참여하는 첫 언론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3일에는 공약 관련 기자회견을 마쳤고, 오는 27일에는 인수위 차원의 공약 발표가 예정돼있다. 30일에는 당선인이 최종 도정 청사진을 내놓는다.

충남도지사직 인수위는 출범 초반 소통·개방 의지 부족으로 질타를 받으면서 ‘권위적 리더십’ 논란을 겪은 바 있다. 125명 규모의 대형 자문위원단을 꾸리면서 명단을 비공개한 것, 인수위와 언론 간 소통 자율성이 제한된 분위기 등이 그 예다. 

대전시장직 인수위 대변인은 대시민 소통 부족 문제를 묻는 <디트뉴스>의 질문에 “트램, 온통대전 등 최근 불거진 시정 현안이 굵직한 것들이었고, 이에 대해서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며 “인수위의 임무는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시정이 세밀하게 인수인계 될 수 있도록 일하는 것이다. 실무와 소통 중 비중을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선인께 최종 보고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인수위가 자율적으로 결정·공개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도 설명했다.

대시민 개방 기조 차이, 첫 이미지

세종시장직 인수위 시민 정책 제안 창구 메인 화면(상단)과 충남도청 누리집 메인화면에 연동된 충남지사직 인수위 홈페이지 모습(하단).
세종시장직 인수위 시민 정책 제안 창구 메인 화면(상단)과 충남도청 누리집 메인화면에 연동된 충남지사직 인수위 홈페이지 모습(하단).

대전시장직 인수위는 시 누리집 ‘대전시소’를 활용, 민선8기 정책과 시정 방향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다만, 기존 민원 제기 창구와 통합돼있고, 쉽게 안내문을 찾을 수 없어 인수위 차원의 의견 수렴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반면, 세종시장직 인수위는 시 누리집과 연동해 ‘인수위에 바란다’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단순 민원사항과 인수위 제안 코너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인수위 세부 활동과 사진, 언론 보도자료 전문 등도 모두 공개한다. 

충남도지사직 인수위도 도청 누리집에 '당선인에 바란다' 홈페이지를 개설·운영 중이다. 도청 누리집 첫 메인창을 통해 접속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였다. 시민 의견 제안 코너 외에도 당선인의 도정 철학과 의지, 방향성 등을 담은 도정 비전 문구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활동현황 란에는 그간의 인수위 활동 내용, 사진, 언론 보도자료 전문 등을 공개하고 있다.  

대전시장직 인수위 측은 시민 의견 수렴 창구, 활동 공개 방식과 관련해 개별 홈페이지 운영 시 소요되는 비용, 필요 인력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공공인재학부)는 새 시정 출범 준비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과 올바른 인수위 운영 방향을 묻는 <디트뉴스>의 질문에 “대전시장은 123만 유권자 중 31만 표로, 세종시장은 29만 유권자 중 7만 8000표, 충남지사는 180만 유권자 중 47만 표 정도로 당선됐다”며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주민들도 대표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지방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민선8기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의 구성, 공약점검 등에서 나타나는 소통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생각된다”며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수절차 뿐만 아니라 전문가나 관료와의 충분한 협력 없이 출발하는 경우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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