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시장 당선인 지역구...윤창현 의원 ‘밭갈이’
한현택, 장철민 등 치열한 경쟁구도 형성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왼쪽)이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4월 2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포함된 대전 경제 공약서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근 대전 동구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한 윤창현 국회의원(비례).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왼쪽)이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4월 2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포함된 대전 경제 공약서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근 대전 동구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한 윤창현 국회의원(비례).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대전 정치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동구가 지역 정치권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구청장과 동구 국회의원을 역임한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을 배출한데 이어 이 당선인과 러닝메이트를 이뤘던 박희조 당선인이 동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최근엔 윤창현 국회의원(비례)이 국민의힘 동구 조직위원장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는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내후년 총선에서 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철민 현 국회의원과 맞대결이 예상된다.

윤창현 의원이 동구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되고 당협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지난 총선 당시 대전지역 7개 선거구에서 전패한 국민의힘은 국회 권력과 연결고리를 얻게 된다. 윤 의원이 동구를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사실상 지역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까닭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신용현 비례대표 의원이 대전 유성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사실상의 지역 국회의원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다.

국회 협력이 절실한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지역구였던 동구를 기반으로 든든한 조력자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윤 의원의 ‘동구행’을 반길 수밖에 없다.

특히 윤 의원은 금융전문가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충청권지방은행추진단장’을 맡아 이장우 당선인을 지원한 바 있다. 윤 의원의 ‘동구행’에 이장우 당선인이 조언 이상의 역할을 했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전 동구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윤 의원은 조직위원장 공모서류를 제출한 지난 17일에는 “제 고향 대전의 도약과 동구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며 “아버지 같은 대전, 어머니 품을 떠올리게 하는 동구를 위해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 저의 각오를 담아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국회의원 선서를 하던 날부터, 국민의힘 유일의 대전 출신 의원이라는 사명감으로 대전을 위하는 마음을 여러 곳에 담아 왔다”며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지역은행' 설립을 대선공약과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시키는 성과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이틀 후인 19일에는 “고인이 되신 어머님이 생전에 교감선생님으로 근무하셨던 대전 대성여중과 대성여고 앞을 다녀왔다”며 “다음에는 외할머님이 교장선생님으로 근무하셨던 한밭여자중학교를 다녀와야 겠다”고 적었다. 대성여중·고와 한밭여중은 모두 동구에 위치한 학교로 지역과의 깊은 인연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윤창현 의원의 ‘동구행’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전 동구를 기반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현택 전 동구청장이 윤 의원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한 전 청장은 이번 조직위원장 공모에 응했지만,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는 이미 밀려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동구청장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박희조 현 당선인에게 패배한 바 있다.

동구 현역 국회의원인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중량감 있는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패배 후, 잠시 뜸했던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5일 이내 페이스북 등에 밝힌 공개활동은 동구청 공무직 산업시찰 방문, 대청호 벚꽃길 마라톤, 산내동 가양2동 주민행사 참석, 동구협회장기 배드민턴대회 참석 등으로 다양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창현 의원이 무난하게 동구 당협위원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이 ‘경제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경제·금융 전문가인 윤 의원이 이 당선인을 도와 대전시 경제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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