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당선인, 환경단체와 각 세우며 개발청사진 ‘만지작’
환경단체 “시장과 인수위가 좌지우지? 생각 바꾸라” 비판

대전지역 환경단체 등이 보문산 개발 사업인 도시여행인프라 조성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대전지역 환경단체 등이 보문산 개발 사업인 도시여행인프라 조성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김재중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이 ‘일류 경제도시’를 표방하며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하면서 민선8기 환경이슈에 대한 갈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첫 관문은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이다.

이 당선인은 최근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대전시가 추진해 온 보문산 목조전망대 설치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케이블카·모노레일 설치를 비롯해 오월드와 뿌리공원까지 연결하는 경쟁력 있는 보문산 관광개발 청사진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 같은 구상은 이미 허태정 대전시장이 제시했던 내용이다. 허 시장은 후보시절 10대 핵심공약으로 ‘보문산 관광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보문산 정상에 랜드마크인 ‘대전타워’를 건립하고 보문산 일대에 워터파크와 숙박시설을 건립해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취임 후에는 현 한밭운동장 자리에 베이스볼 드림파크 신설계획을 세우면서 신축야구장과 보문산 정상, 오월드까지 관광형 이동수단인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사업계획까지 추가했다.

그러나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와 부지 마련에 현실적 제약이 따랐고, 보문산 전망대와 관광형 이동수단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환경단체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대전시는 ‘고층 목조형 타워’를 건립하는 선에서 허 시장 공약을 축소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장우 당선인은 취임 초, 전임시장이 하지 못했던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허태정 시장이 추진하려 했던 보문산 목조전망대 건립 계획도 거칠게 비판해 왔다. “민·관공동위원회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실제로 지역 환경단체 등은 이장우 당선인의 보문산 개발 관련 구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다.

16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입장문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대책위는 그 동안 대전시와 함께 한 ‘민관공동위원회의 숙의과정’을 설명한 뒤 “이런 숙의과정을 무시하고 시민의견 수렴을 요식행위 정도로 여기는 행정을 간과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는 전체 시민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의 독단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장우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단체가 대전시민 전체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시민 전체 이익에 부합되지 않고 도시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의견이라면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게 맞다”고 발언한 내용에 대한 반발 성격이다.

이어 대책위는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과 인수위 측은, 시장이 의지를 가지면 보문산 개발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며 “전망대 조성과 중단, 거점 간 연결수단 설치, 그 밖에 보문산 개발에 대한 당선인의 구상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난 민선 7기 민관공동위원회에 준하는 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민의 삶을 책임질 지방행정의 장으로 당선된 이상 시민단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경제성장이나 개발 위주의 정책보다 기후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정책을 세워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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