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도정 권력교체기, 공직사회와 신뢰가 먼저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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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돈 기자]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하는 사람들은 권력에 줄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2001.12.10.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 연설 중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충남지사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현장에서 이 발언이 새삼 떠올랐다. 도청 공무원들은 인수위원들에게 소위 '폴더 인사'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멘트도 잊지 않았다. 도정 권력이 바뀌고 있다는 걸 체감한 자리였다.

“(인수위원 중) 누가 도청으로 들어올지 모르는데, 지금부터 잘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한 직원의 하소연이 현실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인수위와 자문위원 인선에선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생각났다. 위원 위촉과 관련한 뒷말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양승조 충남도정과 함께 했고,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는 김 당선인을 지지하며 돌아섰다. 급기야 도지사직 인수위원(간사)으로 들어왔다.

그는 인수위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아산 공사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임대형인 ‘꿈비채’ 분양 전환과 브랜드 명칭 변경을 예고했다.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은 양 지사가 공들여온 민선7기 대표 정책 중 하나다.

한때 양 지사의 측근이 ‘양승조 지우기’ 선봉장으로 활약(?)하는 행보에 ‘권력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이 상기됐다.

지사직 인수위 자문위원에 전과자와 전문성이 결여된 부적절한 인사가 포함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인수위 출범 초기, 언론과 소통 부족이 지적된 바 있다. 선거캠프 해산 후 언론과 소통창구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김 당선인 주변인들은 "저는 힘이 없어요"라며 어떤 자율적 발언도 하지 못했다. 모두가 김 당선인 입만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이를 두고 김 당선인의 ‘권위적 리더십(Authoritative)’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청 출입기자로서 김 당선인을 본 소감은 ‘직설적이고, 겉치레 없는 솔직한 리더’의 모습이었다. 기자간담회 발언은 ‘힘 있고 자신감’에 가득 찼다. 마치 충남의 숙원 사업을 한 번에 해결할 것 같다는 기대감도 품게 만들었다. 

민선8기 출범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위원과 자문위원 중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도정에 참여할 지는 알 수 없다. 김 당선인이 “논공행상을 지양하겠다”고 한 만큼, 도민 눈높이에 맞는 인선이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공직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리더와 직원 간 신뢰를 형성해 성과를 달성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필요한 때다. 국회의원과 충남지사는 분명 역할과 목표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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