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도정 성과 결실 기대 속 독단적 리더십 '경계'
[황재돈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민선8기를 이끌어 갈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에게 의미있는 덕담과 당부를 전했다.
양 지사는 21일 <디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김 당선인이 민선 7기 성과를 바탕으로 꽃 피웠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자신이 민선 7기 뿌린 씨앗의 결실을 맺어 달라는 당부로도 들린다.
그는 먼저 “(저는)중앙정부도 주요 정책으로 세우기 어려운 ‘저출산·고령화·양극화’ 3대 위기 해소를 도정 방향으로 잡았다”며 “조직과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해왔지만, 성숙시키지 못한 점이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지정과 서산(충남)공항, 서해선 직결문제, 장항선 복선화 등 정부예산을 확보하고 계획했는데, 완성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도 했다.
그는 다만 “도지사가 바뀌면 도정 정책의 여러 방향이 수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최소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 함께하는 여러 정책들이 훼손되면 굉장히 아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이 민선7기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복지 분야를 비롯해 일부 주요 사업의 노선 변화를 예고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당선인이 ‘힘센 충남’을 표방한 것과 관련해선 “정말 (충남이) 힘이 세졌으면 좋겠다”며 “다만, 극단적으로 미워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혁신도시 지정 때도 여야의 반대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목소리 큰 사람은 많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얼마나 목소리가 큰가. 김진태 강원지사 당선인과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또 어떤가. 그러나 실질적 힘을 갖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당선인의 직선적인 성격과 발언이 겉으로는 강해보일지 모르나, 이로 인해 반작용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아울러 여당 도지사 지위를 앞세워 각종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당내 이해관계와 부딪치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에둘러 조언한 것으로도 들린다.
“지선이 ‘대선 연장선’되는 순간 필패였다”
양 지사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에서 민주당이 '필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대선 연장전’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민주당스러움’의 실종을 직격하기도 했다.
양 지사는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선이 대선 연장전으로 가면 필패’라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며 “하지만 이재명 전 대선 후보가 총괄선대위원장이 되는 순간, 대선 연장전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소한 경기 성남 분당이나 험지인 부산시장, 경북지사에 출마했어야 했다”며 “인천 계양을 출마는 정말 잘못됐다. 살아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물론 (충남지사)선거 패배 책임은 저에게 있지만, 다음 순위는 중앙당”이라며 “민주당은 무능하면서 부도덕하기까지 했다. 왜 (전반기)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해야 했는가. 또 당헌당규를 바꿔 서울·부산시장에 후보를 냈어야 했나”라고 비판했다.
“‘다함께 잘사는 세상’ 만드는 데 일조할 것”
향후 강연 및 SNS 통한 정치 행보 이어갈 듯
양 지사는 당 쇄신을 위해 전면에 나서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등판은 고사했다. 대신, 강연과 SNS를 통해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아직은 일어설 만한 여력이 없다. 질 것을 각오하고 싸워야 하지만, 그때까지 에너지를 충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꾸는 차원에서 대학이나 동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러 다닐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생계야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혼자 다녀본 적이 없어 걱정이다. 변호사 시절에는 사무실 직원들이 운전을 해줬고, 국회의원과 도지사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20여 년간 운전을 해본 적이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끝으로 “2004년 첫 출마 당시 ‘대한민국 국민은 인간 존엄성을 갖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기치를 갖고 있었다. 지금에서 표현하면 ‘사회양극화 해소’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소해 ‘다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오는 6월 30일 부로 임기를 마감하며, 민선 8기는 7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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