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관광·기부 포용한 '고도화' 추진
부여군이 운영하는 지역화폐 ‘굿뜨래페이’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문화·관광·기부를 아우르는 통합 경제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설계하는 정책 실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2019년 출시된 굿뜨래페이는 지난 8월 말 기준 회원 수가 8만 9300명을 넘어섰다. 부여군 전체 인구(5만8700여 명)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지역 외 이용자까지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군은 굿뜨래페이를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연결하는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결제가 연동돼, 군민들이 지역화폐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연내에는 도서관·전자책·독서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하는 독서 서비스 ‘굿리딩’도 구축될 예정이다.
직거래 플랫폼 역시 운영사 모집을 앞두고 있으며, 농산물 거래에 한정됐던 ‘굿뜨래몰’을 넘어 소상공인의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는 온라인 장터로 확대된다. 관광지도와 축제 정보 제공, 모바일 스탬프 투어와 인센티브 지급 등 관광 연계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순환과 축적, 지역경제 메커니즘
굿뜨래페이의 핵심 가치는 지역 내 자금 순환이다. 온라인 결제 연계로 외부 자본 유출을 최소화하고, 지역 안에서 소비와 재투자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타 지자체 지역화폐처럼 기존 카드망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지역화폐 앱과 전용 단말기·QR코드를 통해 직접 승인·정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군은 기부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장학회·복지단체 등 6곳에 한정돼 있으나, 앞으로 마을 공동체 기금이나 공공사업까지 범위를 넓혀 지역 자원의 공동체 환류 구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여군은 굿뜨래페이를 단발적 소비 촉진책이 아닌 장기적 정책으로 설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생활 서비스와 관광, 기부 기능을 연계하면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부서 간 협업과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화폐 정책이 흔히 지적받는 단기성·예산 의존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지역 내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이기에 지속적 예산 투입에 대한 우려도 적다.
전국 지자체와의 차별성
전국 200여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할인과 소비 촉진에 그친다. 부여군은 문화·관광·복지·기부와 결합해 지역화폐를 지역경제 관리 인프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일본의 지역통화 운동이나 유럽 일부 도시의 커뮤니티 머니 모델과 유사하지만, 공공배달앱·전자책·관광 인센티브 등 생활 서비스와 직접 연결한 점에서 더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굿뜨래페이가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고령층·정보 취약계층의 소외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군은 모든 주민이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굿뜨래페이는 ‘지역화폐=소비 할인’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생활·문화·관광·기부를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경제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책에서 벗어나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플랫폼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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