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보령 ‘Sea-Road’ 프로젝트 ②]고속도로 직선화+설계속도 상향, 이동시간 단축 검토 필요

디트뉴스24는 2022년 신년기획으로 ‘대전-보령 ‘Sea-Road’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대전에서 보령까지 65km를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직선화도로 구상을 정부 계획에 반영해, 대전을 포함한 중부권 주민들에게 바다를 선물하자는 제안입니다. 주 4일제 도입 대비 등 새로운 여가 생활과 관광산업 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대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서해안고속도로. 자료사진.

[황재돈 기자] “우리도 독일 아우토반(Autobahn) 같은 도로를 만들 순 없을까?”

대한민국 운전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최고 설계속도는 120km/h로 설정됐다. 안전을 고려해 10km/h를 뺀 110km/h가 운전자가 달릴 수 있는 최고속도다.

해외 사례를 보면, 폴란드와 불가리아 고속도로는 제한속도를 140km/h에 맞춰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등 18개국은 130km/h를 적용하고 있다. 전체 고속도로 구간에서 80%가량이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 아우토반은 말할 것도 없다.

보령~대전~보은고속도로 ‘설계속도 100km/h’ 그쳐


충청권 4개 시·도가 추진 중인 ‘보령~대전~보은고속도로’는 어떨까. 대전시가 발주한 용역결과를 보면 해당 고속도로 설계속도는 100km/h다.

우리나라 고속도로가 처음 만들어진 1979년 이후 여전히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10km/h. 해당 고속도로는 안타깝게 43년 전 설계한 고속도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2020~2030)’에 반영된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는 향후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에 담아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서울~세종고속도로보다 10년이나 뒤에 건설될 수 있는 고속도로에 설계속도 100km/h를 적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경제성을 평가하는 핵심지표인 B/C(비용대비편익)값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김혁중 한경대 석좌교수(토목공학전공)는 18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고속도로 설계속도를 높이면 도로포장 공법과 제반시설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게 나오는 문제가 있다”며 “따라서 고속도로 노선이나 설계속도를 합리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간지대 많은 국내지형, 직선화 도로 경제성↓


보령해저터널 공사구간. 자료사진.
보령해저터널 공사구간. 자료사진.

‘고속도로 직선 노선’을 설계하기 어려운 이유도 경제성 분석을 꼽았다. 보령~대전고속도로 노선이 보령과 대전 사이에 위치한 부여·공주·논산·계룡을 모두 거치도록 제안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즉, 주요 도시를 연결해야 수요가 발생하고 경제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

이범규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지형에서 직선 고속도로를 만들려면 교량이나 터널 구간을 건설해야 한다. 이는 건설비용 증가와 경제성 평가를 낮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며 “때문에 지형을 활용한 굴곡도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흔정 대전시 도로계획팀장은 “지자체 자체 분석에서 도로 건설에 대한 경제성이 나와야 국토교통부에 사업을 건의할 수 있다”며 “노선이 직선화면 좋겠지만 현실은 도내 고속도로 수요 지역을 연결해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대전~보령고속도로 자체가 기존 돌아가는 도로를 직선으로 연결해 시간을 단축하려는 사업”이라며 “해당 고속도로를 국가계획(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에 반영하기도 어려웠다. 고속도로 건설계획이 대선공약에 담기면 추후 국가계획에 담기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구간별 최고속도 상향, 대전~보령 30분 가능”
“고속도로 건설 ‘무형적 가치’ 높일 방안 강구”


충청권 4개 시도는 "중부권에도 바다를 선물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보령~대전~보은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자료사진. 
·충청권 4개 시도는 "중부권에도 바다를 선물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보령~대전~보은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자료사진. 

고속도로를 직선화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제한속도 상향’으로 물리적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쉽게 말해 대전에서 보령까지 100km/h 속도로 40분 걸리는 것을, 120~140km/h로 높여 30분 안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는 계산이다.

실례로 오는 2025년까지 서울과 세종을 잇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경우 국내 처음으로 설계속도 140km/h를 적용해 1시간 15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김혁중 교수는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경우 구리에서 용인까지 120km/h, 용인에서 세종까지는 140km/h로 구간별 제한속도를 달리 했다”며 “새로운 도로 포장공법(배수성 아스팔트콘크리트 포장)으로 안전운전을 가능하게 하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를 접목한 스마트 하이웨이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 설계속도를 높일 수 있다. 직선화의 부족함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초기투자비용과 유지관리비용, 경제적 손실비용 등을 포함한 경제성효과분석(LCC: Life Cycle Cost)은 무형적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충남 서해안 관광발전의 무형적 가치를 높이고, 중부권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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