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산업구조도 변하고 사회문화도 변하며 법률시장도 변한다.2024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산업구조의 변화로는 조선造船공들이 박봉·격무·위험성에 지쳐 현장을 떠나버리자 조선업체가 정부를 상대로 해외노동자들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하였던 사례가 대표적이고, 사회문화의 변화로는 결혼을 꼭 해야하고 자녀를 둘은 낳아야 한다는 구습舊習이 타파·폐기되면서 2023년 4분기에 합계출산율이 0.6명 대로 떨어진 사례(2023년 0.72명)가 대표적이다.가족법 분야의 법률시장의 변화로는 인생을 구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적인 구제절차가 재판상
직장에서 1년을 근무할 때마다 직장인들에게 다가오는 대표적인 고민이 이직·그에 따른 이사·연말정산인 듯하다.우선 사직과 이직의 경우 반드시 사직하고자 하는 날의 한 달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라든지의 내용이 민법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다. 사내근로규칙 등으로 위와 같은 내용이 규정되어 있을 수는 있는데 이는 당사자 간의 합의일 뿐이고 당사자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자유의 영역이므로 일정 기간을 추가로 더 근로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사직서를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불수리하고 버티는 기간 내내 근로자가 표시한
일관성이란 중요한 것이다. 법정에서 물증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진술을 증거로 삼고 신빙성을 부여할 때에는 일관성이 있는지를 심도있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에 고소인이든 피고소인이든 변호사의 조력을 경찰수사단계에서부터 받아야만 한다.필자가 피고소인(고소죄명: 무고)과 동석하여 작년 5월 경에 경찰수사단계에서 수사입회하고 무혐의로 불송치결정을 받아낸 적이 있는데, 피고소인이 필자의 개입 없이 단독으로 진술하던 와중에 횡설수설하며 진술을 그르칠 뻔한 적이 있던 경험을 상기하면 필자는 아직도 섬뜩함을 느낀다.재판과
밝아오는 갑진년에 독자제현들께서 뜻하신 일이 모두 다 잘 되기를 기원한다. 어느 해가 안 그렇겠냐만서도, 돌아오는 갑진년은 상당히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우선 사법부를 먼저 살펴보면, 올해는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자의 낙마 끝에, 지난 2023. 12. 08.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실질적으로 임기 첫 해를 맞는 때라고 볼 수 있다.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통하여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은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이끌게 되고 내부의 사법행정권을 행사하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실이 바뀌면, 전 해답을 바꿉니다.(“When the fact change, I change my mind.”, 존 메이너드 케인즈)’‘만물유전’(아리스토텔레스)위에서 인용한 고금古今의 명언들이 그러하듯 시대가 바뀌고 현실이 바뀌면 당연히 시대정신에 따라 제도와 사회규범 및 의식이 바뀌는 것이다. ‘변화를 거부하지 말라.’는 것은 단순히 학자들의 이론만이 아니라, 역사가 보여주는 실제 사례를 통해 생존의 조건 중 하나로 증명되어 왔다.독일 제2제국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정보 그 자체가 권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의 개인정보 말고도, 국가기관이 생산해내는 첩보와, 국가기관이 감추는 비밀과, 금융가에 흘러다니는 투자정보 등을 포괄하여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이에 우리 헌법재판소가 ‘알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판단하였듯이, 국민들의 권력(이는 행정부에 한정되지 않는다.)감시와 투명행정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어 있다.따라서 헌법정신을 실정법으로 구현하기 위해 정보
일전에 필자가 ‘법률은 진리인가?’라는 제하의 기고문에서 밝혔듯이 법률은 과학적 진리가 아니라 분쟁해결의 규범이다. 따라서 형법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는 기조로 제정된 몇몇 규범이 있다.그 중 가장 대표적인 규범이 ① 헌법 제12조 제2항에서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에 따라 형사소송법에서도 인정되는 진술거부권 및 ② 형법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제2항에서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필자는 종종 의뢰인들에게 ‘법이 왜 그러냐. 억울하다.’라는 말을 듣는다. 때로는 법조인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법률 그 자체가 글러먹은 것이 아니냐며 입법된 규정 그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그런데 법률은, 1+1=2라는 수학의 공리라거나, 열역학처럼 물리학의 법칙이라거나, 십계명처럼 신神께서 하명하였다는 사정으로 신성하고 만고불변인 정언定言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다.법률이 영원불멸의 진리였다면 국회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법률이 제정·개정될 리도 없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필자는 대전광역시 교육청 지방공무원 인사위원회 및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 규제완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자주 회의에 출석하다보니 교육청 및 교육현장의 고충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한때 전문직에 버금간다면서 교사가 배우자로 선호받는 직업군이라고 회자되던 때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교원들이 교육현장에서 온갖 고통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현실에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충청남도 교육청에서는 대전지방변호사회에 공식적으로 요청하여 교육법률지원단을 발족하기로 하고 2023. 08. 31.자로 공고를 내어 변호사를 공개모집
우리 대한민국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밖에서 민사상·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특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영국이 의회주권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국왕이 의회 의원들을 탄압하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국내에서 국회의원들이 군부독재정권에 의하여 탄압받은 경우를 살펴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하여 납치되어 살해될 뻔했던 경우는 물론이고, 과거 박정희 정권의 군부독재 시절 10월 유신에 반대한 조윤형 의원(조병옥 박사의 차남이자 조순형 국회의
필자는 그간 칼럼을 통하여 의뢰인들이 변호사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 것을 수차례 강조한 바가 있다. 민사에서 의뢰인의 거짓말은 이기고 싶어서 하는 것이겠지만 결국 의뢰인에게 그 결과는 패소와 경제적 부담(심지어 소송비용은 상대방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것이다.)으로 돌아오고, 형사에서 피고인의 거짓말은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평가되어 형량이 높아지는 더 큰 대가로 의뢰인에게 돌아오게 된다.실제로 필자는 지난달에 명백한 물증(심지어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도 없는 임의제출물이었다!)이 수집되어 있는데도 거짓말을
더운 여름날, 공판기일에서 15:30에 시작한 증인신문(증인이 4명이었다.)이 18:00에서야 끝나니 필자도 기진맥진하게 된다. 원체 격무를 버티고 계셨을 검사님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위해 몇시간 내내 증인들을 주시하고 계셨을 판사님께서는 나보다도 더욱 고생하셨을 듯하다.통상 법정드라마 등을 통해 의뢰인이 재판 과정에 관해 가지고 있는 환상, 즉 ‘치열하게 논박하고 서로 증거를 제시하며 열변을 토하는’ 그런 웅변가적인 모습을 재판에서 보게 될 일은 사실 별로 없다.특히나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실제 법원에 출석하여 변론이 진행되는
필자는 종종 법률용어가 지나치게 어렵다거나, 일본식 한자어가 많다거나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대중들로부터 일본식 한자어가 아니냐고 지적받는 몇가지 단어들을 살펴보면, 일본식 한자어기는커녕 도리어 기원전부터 중국에서 사용된 한문이거니와 국내에서도 수백년 전부터 쓰고 있던 한문인 경우가 많다.심지어 “구거→도랑, 가료→치료, 사찰→조사…일제 잔재 법률용어 바꾸기 분주”라는 제하의 기사(한국경제)에서 “민법에서 순우리말인 ‘도랑’과 ‘둑’을 ‘구거(溝渠)’와 ‘언(堰)’이라는 일본식 한자 표현으로 쓰는 게 한 예다.”라고 하는
지난 칼럼(‘아, 소송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023. 05. 31.) 서두에서 밝혔듯이, 2023. 04. 10. 필자가 법무법인으로 옮긴 직후 사건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양도 늘어났음을 밝힌 바 있는데, 이 중 항소심에서 뒤집어야 하는 사건들도 다수 있었다. 그 중 의뢰인인 원고측이 1심에서 패소하였던 판결을 뒤집기 위하여 항소심 중간에 필자가 담당변호사로 지정되고 2023. 06. 15.자로 2심에서 승소하였던 사안이 하나 있었는데 4.4억 원에 달하는 피보전채권을 주장하고 채권양도를 구한 사해행위취소소송 사건이 있었다.우
일전에 유감스러운 일을 몇 번 목격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필자가 지켜본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조문과 판례의 중요성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1. 우선, 대법원의 2009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 의견에 따른다면 공무원의 직무가 방해된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을 검토할 수는 있어도 별도로 업무방해죄로 의율하지는 않는다.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 즉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 협박에 이른 경우를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을 뿐 이에 이르지 아니하는 위
법무법인으로 옮겨 근무하다보니 담당하는 사건의 양이 대폭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야말로 송무에 집중하는 중인데, 의뢰인들과 상의하다 보면 가끔 ‘거액을 냈는데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변호사가 다 써주지 않는다.’거나 자신들이 건네준 자료를 왜 다 제출하지 않느냐고 변호사에게 서운해하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이는 소송 진행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야 이해가 되는 일이다. 일단 의뢰인과 변호사와의 상담단계부터 천천히 살펴보자. 변호사가 전화나 채팅만으로 사건 상담을 해주기가 어려운 이유는 변호사가 소송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
독자 여러분께서도 흔히 들어봤을 말이다. “소송에서 이겼는데 상대가 다 숨겨놔서 한 푼도 못 건졌어.”물론 위와 같은 사태는 근본적으로는 재산을 빼돌린 상대가 악랄한 탓이다. 그러나 옛 말에도 있듯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다가 이렇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통상 소송에 나서야하는지 모르겠다거나 변호사 선임비용이 아깝다거나 소송하기가 겁난다는 이유로 의뢰인들이 소송을 꺼리다가 늦게 소송에 착수하면, 결국 의뢰인 측이 승소했을지라도 이러한 결과를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상대가 이미 의뢰인에게 돈을 주지 않고 버티는 중이라거나
몇주 전에 공인중개사 분들이 오셔서 질문한 내용이었는데, 건물의 잔금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했으니 매도인이 해제를 못 하지 않느냐는 논지였다. 이는 약정해제와 법정해제, 합의해제를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통상 계약금을 주고받는 것을 별도의 계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계약금을 주고받는 것도 하나의 계약이다. 이를 계약금계약이라 하며, 요물(실제 물건을 급부할 것을 성립요건으로 요하는)계약이므로 계약금이 실제로 지급되면 계약금계약이 성립하게 된다. 매수인이 계약금을 지급하면서 체결된 이 계약
민법과 형법의 교차점: 재산범죄(사용절도와 자동차불법사용·재물손괴 등)의 불법영득의사와 객체인 물건(타인재물과 소유권변동·등기 등)에 관하여“내 자전거는 공공재?…이틀 타고 제자리 갖다 놓자 '무죄'(머니투데이, 2023. 01. 02. 기사)”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고 연초에 몇몇 지인들이 나한테 사용절도가 무엇인지 물어온 바 있다. 마침 최근에 피의자의 불법영득의사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기소유예된 사안을 하나 보았고, 거꾸로 자동차를 돌려두지 않아 절도로 기소된 사안을 하나 보았던 터라, 불법영득의사와 객체가 되는 재
대화/통화 당사자의 동의없이 대화/통화를 비밀녹음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지, 그러한 녹음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물어오는 의뢰인들이 있다.우선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4조를 살펴보자.1.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ㆍ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당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2.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