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뒤늦은 ‘공식 담화문’
최민호 세종시장 입장 표명 없어
김태흠 충남지사 한 줄 짧은 입장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두고 충청권 단체장이 뒷북 담화문과 두둔, 짧막한 입장,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모두 여당 소속이나, 전국적으로 여·야 자치단체장이 시민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각을 세우거나 반발 입장을 표명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전시는 이날 오전 1시께 비상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오전 9시 2차 간부회의를 진행했다. 이 시장은 SNS 등을 통해 개인적인 입장을 내지 않다가 사태가 종결된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사후 담화문을 냈다.
그는 시민과 공직자를 향해 각각 일상복귀, 업무전념 등을 당부한 뒤 “국정 혼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수십 년간 성숙 돼 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행정 권력도, 입법 권력도 절대로 남용돼선 안 되며 제한적으로 절제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헌법을 준수하며 정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민생을 챙기는 데 전력해 주시길 촉구한다”고도 강조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비상계엄 선포 배경 등을 두둔하며 국회에 헌법 준수, 정쟁 중단 등을 요구한 발언이다. 이 시장은 이날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묵묵부답 세종시장, 짧막한 입장문 낸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날 오전 1시, 오전 9시 두 차례 간부회의를 열었지만, 별도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행정수도이자 정부세종청사가 위치한 도시 특성상 시민의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컸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냉담한 분위기다.
실제 계엄선포 직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은 폐쇄됐고, 출입 차단 조치가 내려졌다. 또 각 부처 간부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복귀한 공직자들은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가장 빠르게 입장을 냈지만, 한 줄에 그쳤다. 그는 지난 밤 12시 30분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치안유지, 파업 등 산업현장 상황 관리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업무 분담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국회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인 오전 2시 30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김태흠의 생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만큼 헌법 절차를 준수, 사회질서유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현재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에 대해 많은 광역 지자체장이 계엄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며 “특히 대전시가 뒤늦게 내놓은 입장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명분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시민사회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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