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누가 ‘브랜드평판’ 순위에 열광하나⓸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장 반론 인터뷰
신뢰성 논란, 수익사업 활용 의혹 등 해명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브랜드평판 신뢰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디트뉴스24>는 브랜드평판을 측정, 발표하는 구창환 연구소장과 총 4차례에 걸쳐 2시간 가량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뢰도 문제부터 수익사업 활용 의혹, 과거 정치행적까지 낱낱이 물었다. 대화 내 이어진 불필요한 언쟁은 삭제했으며, 각 쟁점별 답변을 추려 재구성했다. <편집자주> 

대전시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브랜드평판 순위 지표를 활용해 배포한 홍보 이미지(왼쪽)와 구창환 연구소장. 대전시 제공 및 구 소장 페이스북 갈무리.
대전시가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브랜드평판 순위 지표를 활용해 배포한 홍보 이미지(왼쪽)와 구창환 연구소장. 대전시 제공 및 구 소장 페이스북 갈무리.

‘대전시 도시 브랜드평판 전국 1위.’ 이장우 시장의 최대 화두다. 그는 국가산단 유치, 방사청 이전, 0시 축제 등 자신의 성과가 대전 도시경쟁력을 대한민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브랜드평판 수치가 이를 의미한다고 자부한다.

과연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연구소)가 내놓는 브랜드평판은 신뢰할 수 있는 수치이며, 그의 말대로 시정 성과와 도시경쟁력으로 직결될까.

구창환 연구소장은 최근 <디트뉴스24>와 전화 인터뷰에서 측정 지표, 방법 등 질의에 “업계 기밀”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민간기업 사업 아이템 자체인 브랜드평판을 공개할 이유도, 공개하지 않아 비난할 이유도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중과 소비자가 깜깜이 집계방식에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구 소장은 이와 관련해 "10년 동안 (운영)해온 게 신뢰", "구체적인 측정 방식을 공개하면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가 없는 단계가 된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일각에선 연구소가 브랜드평판을 수익사업에 활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구소에 순위 등을 문의했더니, 컨설팅을 제안했다는 제보성 보도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구 소장은 "컨설팅을 제안하지 않는다. 신뢰도 부분에 굉장한 고민이 많기 때문"이라며 "지난 10년동안 공공기관에서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대전시는 어떻게 수개월간 브랜드평판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구 소장은 ‘성심당’이라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내놓았다. 지역과 상생하고,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며, 대전을 국내 '퀵턴 여행' 성지로 만든 한 유명 제과점이 대전시 전체 평판을 상승시켰다는 것. 

그는 대전시 평판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에 '성심당'이 빠지는 순간 하위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성심당 덕을 본 거를 너무 자기(이장우 시장) 능력으로 하는 것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구 소장에게 과거 정치 이력을 묻자 난처해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소셜지원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보수 인플루언서로 주목받았다. 그는 "자문위원으로 들어갔다가 상황이 어렵게 되서 스크래치(타격)를 입은 사람이다. 정치적인 것은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구 소장과의 인터뷰. 

쟁점 ① 브랜드평판 조사방법 신뢰성 논란


- 조사방법 신뢰성을 인정받으려면 조사대상 선정, 조사방법 설계, 결과 값 추출과 보정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10년 동안 비공개해 왔다. 여론조사 업체들한테 raw(미가공) 데이터 다 공개하라고 하면 공개 하느냐. 이들 역시 raw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가공한 데이터만 공개한다.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인정해 줘야 한다. 공개를 안했으니까 신뢰성이 없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 브랜드지수 발표하는 다른 업체에서 귀사 조사방식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공격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다른 업체)그 쪽에서 왜 공격을 하는지(이해하기 어렵다). 후발업체라서 그럴 수는 있겠다고 하지만, 그냥 서로 알고리즘이 다를 뿐이다. 사랑을 받는(대중이 선호하는) 알고리즘이 누구냐를 두고 경쟁할 필요가 있지만, 당신이 틀리고 신뢰성이 없다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나름대로 피드백 받아가면서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점을 계속 수정한다. 가중치라던가 이런 부분 말이다. 우리 조사 결과는 이렇게 나왔는데, 사람들은 왜 불만을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어떤 부분에 가중치를 더 넣어야 점수가 높게 나오는구나라는 사람들 인식이 있다. 가중치에 미묘한 부분이 있다. 말 그대로 애매한 부분들인데 업체들은 그건 절대 비밀이다.”

쟁점 ② 조사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이유


- 결국 조사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을 의심받는 것 아닌가. 

“데이터 추출 방식과 평가 지표는 공개하지 않는다. 공개해버리면 순위를 발표하는 의미가 없는 단계가 되어버린다.”  

“(구체적인 평가지표를 공개하라는 것은)사업하지 말라는 얘기랑 똑같다.”

“10년 동안 해온 게 신뢰성이다. 10년 간 같은 알고리즘을 갖고 꾸준히 해온 업체다.”

쟁점 ③ 브랜드평판 조사, 수익사업 활용 의혹


- 브랜드지수 순위와 관련해 문의를 하면 연구소 측에서 컨설팅 제안을 한다는 제보성 보도가 있었다. 결국 순위발표를 수익창출과 연계하고 있다는 의혹제기 아닌가.

“우리는 컨설팅 제안 안 한다. 우리도 신뢰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한 굉장한 고민이 많다. 

“누군가 컨설팅 받으면 브랜드 평판이 상승되냐고 물을 때, 그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답한다. 단지 컨설팅 해주는 것이다. 계속 집요하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겠나. (보도내용상) 말한 것에 앞뒤를 잘라버리면, 이렇게(컨설팅을 요구) 한 것처럼 된다.”

“지난 10년 동안 공공기관에 대해서 돈 받고 (컨설팅) 한 적 한 번도 없다. 왜냐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대전시와도 컨설팅과 관련한 제의나 협의가 전혀 없었나.

“대전시 관광공사인가 산하기관, 시 직원의 전화를 지금까지 대략 30∼40통 받았다. 돈을 받고 그런 거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왜냐면 말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기들도 궁금했을 거 아니냐.”

쟁점 ④ 대전시 5개월 연속 브랜드평판 1위 이유


- 분석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으니, 묻겠다. 대전시가 광역단체 브랜드평판 지수 5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뭔가.

“냉정하게 말하면 평가하는 입장에서 성심당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을 한다.”

“성심당을 대전시 브랜드라고 판단을 하자고 내부적으로 정했다. 성심당은 대전시 안에만 있기 때문이다. 성심당 브랜드를 그대로 잡으니까 대전시 브랜드가 급증했고, 그러면서 일등을 했다. 내부적으로 성심당 브랜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고 (포함시키는 게)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그때부터 (대전시 순위가) 급등을 한 거다. 성심당이 제과제빵 분야에서 일등을 했고, 성심당이 계속 인기를 끌면서 3개월 뒤에 대전시 브랜드도 갑자기 순차적으로 급증한 것이다.”

- 지역 소주 ‘선양’이라는 게 있다. 그렇다면 선양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전국에서 팔리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살 수 있지 않나.” 

- 대전에 유니크한 브랜드가 성심당만 있는 게 아니질 않나. 그런 논리라면 대전의 유니크한 브랜드, 다른 광역단체나 도시 역시 각 지역의 유니크한 브랜드를 모두 조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성심당을 대전시 브랜드라고 그냥 인정을 해버렸다. 그건 뭐 객관적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는거다. 우리는 그렇게 해석(성심당은 대전브랜드)을 하고 진행을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데이터가 잘나왔다. 대전시 입장에서는 정말 얻어걸린 상황이다.”

“성심당 데이터를 잘못된 데이터라고 빼버리면, 그 순간 대전시는 갑자기 꼴찌를 할 수도 있다.”

“성심당 덕을 본 거를 너무 자기(이장우 시장) 능력으로 하는 그거를 좀 비판을 해야한다. 우리도 깜짝 놀랐다. 저렇게 홍보할 줄 몰랐다. 근데 우리는 좀 자부심이 있다.”

“제가 고향에 대한 애정이 왜 없겠느냐. 그 이상 이하도 아닌데 누구한테 얘기도 안한다. 괜히 오해받기도 싫기 때문이다. 대전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왜 없겠느냐.”

- 도시 브랜드평판 조사와 광역단체 브랜드평판 조사 2개가 이뤄진다. 이달에 대전시는 도시 브랜드는 2위, 광역단체 브랜드는 1위를 했다. 같은 분석틀이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없는 것 아닌가. 다른 가중치를 적용한 것인가. 

“광역자치단체는 자치단체장에 대한 가중치가 높다. 대전시가 광역단체 브랜드평판 1위를 했다는 것은 대전시 브랜드 활동에 이장우 시장이 더 많이 노력했다는 뜻이다. 우리는 정책을 평가하는 곳이 아니다. 대전시라는 브랜드에 대해 광역단체장 관심도와 그런(홍보) 활동이 많이 잡혀 있는 것이다. 모니터링을 해봐도 이장우 시장은 브랜드 평판에 대해서 많이 어필을 하더라.”

쟁점 ⑤ 보수 인플루언서 등 과거 행적 논란


- 10여년 전에 SNS 전문가로 일간신문 1면을 장식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외부 전문가 영입케이스로 새누리당 소셜지원센터장으로 활동했는데.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자문위원으로 들어갔다가 상황이 어렵게 되서 스크래치를 많이 입은 사람이다. 국회의원, 장관 한 사람도 아니다. 정치적인 것은 안 다뤄줬으면 좋겠다. 흑역사다. 어디 가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고 여의도 기웃거리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나는 그쪽(정치권) 사람들과 연을 끊은 지 너무 오래됐다.”

“내가 새누리당에 일을 했다고 그 사람들(대전시)하고 연결될 거리가 없다. 전혀 관심도 없고, 공무원 사회에서는 과거 행적같은 걸로 일을 하면 안된다. 그러면 될 일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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