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누가 ‘브랜드평판’ 순위에 열광하나⓵
이슈브리핑 – 디트뉴스가 탐사보도팀 꾸린 이유

대전시 제공.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2024년 10월 대한민국 광역자치단체 브랜드평판에서 5개월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하며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대전시가 29일 오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첫 문장입니다. ‘5개월 연속 전국 1위’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대전시민으로 자긍심을 느낄만한 문구입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 서울과 부산에 앞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으니까요.

그런데 ‘광역자치단체 브랜드평판’이 도대체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전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29일까지 17개 광역자치단체 브랜드 빅데이터 9088만 2139개를 분석해 소비자와 브랜드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요즘 “도시 브랜드평판 1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냅니다. 온갖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이고 비공식적 자리에서도 자랑스럽게 대전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요. 당연합니다. 시장이 도시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의무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문제는 조사기관 또는 조사방법의 신뢰성, 과학성, 투명성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전시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 홈페이지 어디를 찾아봐도 순위와 숫자, 그래프만 난무할 뿐 조사대상의 선정, 조사방법의 설계, 결과 값 추출과 보정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습니다.

단지 연구소측은 “브랜드 평판지수는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등 총 4개 분야로 나누어 분석되며, 브랜드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의 참여와 소통량,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대화량으로 측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연구소측에 직접적으로 설명해 달라 요청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조사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하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비공개가 원칙이라는군요. 구창환 연구소장과 두 차례에 걸쳐 나눈 1시간여 인터뷰, 구체적 반론과 해명 등은 추후 상세하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더욱 이상한 일은 대전시가 제공하는 ‘브랜드평판 전국 1위’ 보도자료를 정말 많은 언론이 받아쓰기 하면서, 조사기관과 조사방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순위에 초점을 맞춘 ‘경마식 보도’는 벌써 5개월 동안이나 이어져 왔습니다.

<디트뉴스24>가 탐사보도팀을 꾸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구소의 실체는 무엇이고 누가 운영하고 있는지, 대전시가 ‘브랜드평판 전국 1위’ 홍보에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대전시뿐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와 대학 등 공공기관이 홍보마케팅에 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는지, 얼마나 많은 언론이 오직 ‘받아쓰기’에 열을 올리며 검증조차 시도하지 않았는지, 학계와 전문가의 반응은 무엇인지 등 다양하고 입체적인 접근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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