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 단일화’에 반대 입장..“민주당의 비전 경쟁에 집중해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이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 단일화에 신중론을 폈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이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 단일화에 신중론을 폈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류재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재선. 충남 아산을)이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 후보인 박용진 의원과 단일화에 신중론을 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세론’에 맞서려면 단일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지만, 강 의원은 ‘반명(反 이재명) 단일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의원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수치를 더하는 방식의 단일화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불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넘을 수 있는 건지 회의적”이라며 “단일화를 왜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당위성 설명 못하면 문 닫힐 수밖에”
명분과 가치 전제한 ‘비전 경쟁’ 강조
박 의원 제안한 오는 3일까지 단일화 어려워 

그는 이어 “비전은 반명이고, 캠페인은 단일화로 하는 건 후보 개인의 선택인데, 저는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이 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진 의원과 단일화를 하더라도 명분과 가치를 전제해야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강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박 의원과 회동 사실을 페이스북에 전하며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은 더 논의하기로 했고, 단일화가 될 때까지는 미래 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컷오프 통과 이후 오는 3일까지 단일화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강원과 대구·경북 권역 권리당원들이 본 투표에 참여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단일화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강 의원이 단일화 시점과 방식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오는 3일까지 단일화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강 의원은 “기술적인 문제에 집착하면 내용이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비전 경쟁에 더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던 것이고, 비전과 비전이 만나야 폭발력과 잠재력이 터지지 않겠나”라고 역설했다.

“강훈식과 박용진, 이재명이 말하는 민주당은 이런 것이라는 비전의 경쟁 시간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것이 충분히 공유되고, (유권자들이) ‘단일화해도 되겠다’, ‘힘을 합쳐 한번 뛰어넘어 봐라’라는 명령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저학력·저소득층’ ‘욕하는 플랫폼’ 李 발언 ‘비판’
“충분히 오해 소지 있어..당내 민주주의 퇴행”

강 의원은 또 이재명 의원의 ‘저학력·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 발언에 “전후 맥락이 어쨌든 간에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었다”며 “팩트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분법적인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의 이른바 ‘의원 욕하는 당원 플랫폼’ 제안에도 “당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저도 온라인 민주당을 개설해서 당원들 누구나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런 의견들을 담는 게시판도 만들고, 커뮤니티도 만들자는 공약이 있지만, 욕을 하자라는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비수도권 유일 후보로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한 강 의원은 지난 1일 지역 첫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해 “충남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절대 대구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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