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그룹 ‘세대교체론’ 유력 당권 주자 거명..출마 여부 “고민 중”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류재민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50·충남 아산을)이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재선에 충남도당위원장인 강 의원은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을 축으로 한 ‘세대교체론’에 당권 주자로 거명되고 있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고심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현재 언론의 취재를 피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20일)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마치고 첫 회의를 가졌다. 4선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갑)이 위원장을 맡았고, 충청권에서는 재선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이 간사로 합류했다. 

현재 전당대회 출마 후보군은 자천타천 10여 명으로, 내주부터 당권 도전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충청권에서는 강훈식 의원이 ‘새로운 리더십’ 등을 이유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은 지역의 정치적 위상과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차원에서 강 의원 출마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충청권 출마자 나와야..강훈식이 적임” 독려 
강 의원, 언론 취재 피한 채 고민 거듭 중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충청권 의원 중에 누군가는 반드시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도 “지금 상황에서는 재창당 수준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충청권도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면 강 의원이 현 상황에 적임”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앞서 지난 17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무겁게 듣고 있다”며 “저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에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세대교체론’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에 출마를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양 계파가 전대 룰 결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거는 예비경선에서 중앙위원회 대의원 투표로 하고, 본투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치러진다.

‘친문·친명’ 계파 갈등에 ‘세대교체론’ 퇴색 우려
지도체제 방식도 출마 변수 작용할 듯
“출마는 기정사실화, 선언 시기 고민한 듯”

강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세대교체론’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에 출마를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강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세대교체론’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에 출마를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의원 페이스북.

친명계는 대의원 반영 비율을 줄이고,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반영 비율을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문계는 이에 반대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97그룹에서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역의 한 의원은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차기 총선에서 실질적인 공천권을 쥐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무너진 민주당스러움의 복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계파 싸움으로 비친다면 ‘세대교체론’이 먹히겠나. 강 의원도 그런 부분을 크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 역시 방송에서 “세대교체론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얼굴과 내용 그리고 체질을 바꾸라는 요구지, 나이로 이어받으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은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리더십은 새로운 가치와 노선을 만들어 달라. 또 그런 지향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지도체제 방식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할지, 한꺼번에 선출하는 집단체제로 전환할지도 강 의원의 출마에 변수로 꼽힌다. 

강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이재명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한다면 최고위원 출마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강 의원의 한 측근은 “강 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걸로 안다. 출마 선언 날짜를 놓고 고민 중인 걸로 아는데, 아마도 룰 세팅이 이루어지는 시점이 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8월 27일 전후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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