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비수도권 유일 후보로 출마해 컷오프 ‘통과’
지역 균형발전 필요성 강조하며 ‘전국 정당’ 비전 제시
[류재민 기자] 충청 출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28일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본선에 진출했다. 비수도권 유일 후보로 출마했지만, 그의 컷오프 통과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었다.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강 의원은 예비경선을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1%대 지지율에 머물렀다. 중앙위원 70%와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방식 또한 그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대선·지선 패배 이후 표류하던 충청권 결집
비수도권 겨냥 ‘균형발전론’ 표심 확보
하지만 그는 불리한 여건을 역으로 이용했다. 중앙위원 400여 명 중 10%를 차지하는 충청권 결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표류하던 충청권에 동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대전 장철민 의원(동구)과 충남 어기구 의원(당진시)이 첨병 역할을 담당했다. 비수도권을 겨냥해선 ‘균형발전론’을 강조하며 표심을 모았다.
강 의원은 컷오프 투표 전 정견 발표에서 “저는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이다. 우리 당이 수도권에 갇히면 이길 수 없다고 확신한다. 우리 당이 수도권에 매몰되는 순간 승리는 멀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수도권과 호남이 아닌 지역에서 승리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권을 찾아오는 일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영남이든, 호남이든, 충청이든, 강원이든, 제주든 모든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전국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국 정당’으로서 민주당 비전을 제시한 게 주효한 셈.
여기에 조응천 의원(경기 남양주갑)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실었다. 당내에서는 86세대를 중심으로 꾸려진 ‘더좋은미래’의 조직적 지원을 받았다.
이재명·박용진 등과 내달 28일 ‘진검승부’
세대교체·통합과 포용 메시지 등 차별화 전략 필요
박용진과 후보 단일화도 변수 작용할 듯
강 의원은 내달 28일 서울 송파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박용진 의원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무엇보다 대세론을 굳혀가는 이재명 의원의 벽을 어떻게 넘을지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전당대회 출마 선언 직후 “이재명의 페이스메이커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그분(이재명 의원)이 꼭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제가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강 의원이 본선에서 이 의원의 벽을 넘으려면 컷오프 때와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들(박주민·강병원)을 규합해 ‘세대교체’의 틀을 갖추고, 반(反)이재명계 지지를 이끌어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당원들에게 설득한다면 ‘대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과정에서 박용진 후보와 단일화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후보와 회동 사실을 전하며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은 더 논의하기로 했고, 단일화가 될 때까지는 미래 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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