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기대기·과오 비판, 각기 다른 전략
시민사회 "방향성 없어, 건설·개발 공약뿐"

6·1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공보물 표지. 왼쪽부터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중앙선관위 제공.
6·1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공보물 표지. 왼쪽부터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중앙선관위 제공.

[한지혜 기자] 선거공보물은 후보들의 함축된 자기소개서다. 대전시장 후보들은 어떤 전략을 택했고 또 유권자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했을까.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 선거공보물과 투표 안내문은 지난 21일부터 발송돼 유권자에게 도착하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보물 첫 페이지 문구는 ‘다시 한 번, 좋은 선택!’이다. 자신의 이름 위에는 ‘마음이 통하는 시장’이라는 소개 멘트를 달았는데, 평소 허 후보가 강조해 온 소통의 리더십을 함축한 것으로 읽힌다.

현직 시장인 만큼 당이나 이력을 강조하기 보단 인물 중심의 표지를 택했다.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는 표지 왼쪽엔 얼굴을, 오른쪽엔 핵심 문구인 ‘경제를 새롭게 시민을 힘나게’ 슬로건을 배치했다.

이름 옆에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서 맡은 직함, 19·20대 국회의원 경력과 학력 등을 함께 기입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았다. 상대당인 허 후보의 현직 프리미엄을 고려해 표지에서부터 자신을 자세히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 후보 과오 비판에 1쪽 할애한 허태정

새정부, 윤석열 대통령 효과 기댄 이장우

두 대전시장 후보의 선거공보물 후반 페이지. 허태정 민주당 후보는 상대 후보의 과오를 언급하는 데 한 페이지를 할애했고,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주인공 삼은 사진을 배치해 영향력을 얻으려는 전략을 택했다. 중앙선관위 제공.
두 대전시장 후보의 선거공보물 후반 페이지. 허태정 민주당 후보는 상대 후보의 과오를 언급하는 데 한 페이지를 할애했고,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주인공 삼은 사진을 배치해 영향력을 얻으려는 전략을 택했다. 중앙선관위 제공.

허 후보는 ‘걸어온 길 그리고 나아갈 길’이라는 소제목으로 과거 민주화운동 참여 이력, 재선 유성구청장 역임, 민선7기 대전시장 성과 등을 차례대로 언급했다. 메시지로는 ‘시민과 함께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외에도 시정 연속성과 대전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위해 재선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산업·재개발 및 재건축·교통망 확충·가사수당 도입 등 주요 공약도 차례대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동구청장, 국회의원 시절 인정받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세우며 전략과 추진력, 중앙정부 인맥 등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산업·교통망 확충·지역은행 설립 등 10대 주요 공약도 한 눈에 담기도록 배치했다.

공보물 뒷쪽에서는 두 후보의 전략이 확연히 달랐다. 허태정 후보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촉구하며 한 페이지 전부를 동구청장 시절 이장우 후보가 추진한 정책에 대한 비판, 과오 지적 등에 할애했다. 민선 7기 성과를 담은 언론 기사 제목과 이 후보를 상대로 한 비판 기사 제목 등을 동시 인용하면서 비교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 공보물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사전투표 안내문을 첨부해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했다. 

이장우 후보는 마지막 페이지에 윤 대통령을 등장시켜 자신이 새정부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새정부 출범 효과에 기대려는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설재균 간사는 “두 후보의 공보물 모두 철학,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 큰 규모의 건설·개발 공약 뿐이고, 실현가능성이 없어보이는 공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후위기, 여성,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은 없거나 지난 공약과 반복된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지역과 사회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루지 않은 점이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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