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출마 '윤·한' 마케팅 등 공통점
강승규 '첫 도전' 성공, 정진석 '6선 도전' 실패

강승규  홍성·예산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번 총선에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진석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선거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전면에 앞세운 두사람은 상반된 결과를 맞았다. 강승규, 정진석 개인 SNS 갈무리. 
강승규 홍성·예산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번 총선에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진석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선거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전면에 앞세운 두사람은 상반된 결과를 맞았다. 강승규, 정진석 개인 SNS 갈무리. 

[특별취재반 김다소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초대 참모 출신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0일 고향 홍성·예산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연고지인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뒀음에도 고배를 마셨다.

이들과 경쟁한 상대는 각각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더불어민주당 간판 정치인들이다. 

강 당선인과 정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정면에 내세웠는데, 이들이 받아든 상반된 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尹 참모’ vs ‘民 에이스’ 
‘보수의 아성’에 잠재워진 ‘정권심판론’

먼저 강 당선인이 출마한 지역은 충남TK라 불리는 대표 보수 텃밭이다. 홍문표 의원이 내리 3선을 했고, 진보 진영에게는 광역 의석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결과도 그 지역적 특성이 여실히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홍성을 방문해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며 양 전 지사에게 힘을 실었지만, 전국에 분 심판 바람이 이곳의 아성을 넘진 못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같은 지역 기반을 넘고자 막판 선수교체를 통해, 충남지사를 역임하며 지역 연고가 있던 양 전 지사를 등장시켰다. 

홍성·예산은 강승규 당선인의 국회 입성으로 '보수 철옹성'을 수호했다. 반면 양승조 후보의 낙선으로 민주당에는 또 한번의 고배를 남겼다. 자료사진. 
홍성·예산은 강승규 당선인의 국회 입성으로 '보수 철옹성'을 수호했다. 반면 양승조 후보의 낙선으로 민주당에는 또 한번의 고배를 남겼다. 자료사진. 

하지만 양 전 지사가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 도전은 처음이라는 점, 강 당선인과 달리 현역 프리미엄을 적용받지 못해 ‘기반’을 닦을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 패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결과도 강 당선인이 54.84%(5만7043표)를, 양 전 지사는 45.15%(4만6972표)에 그쳐 1만 표 격차를 벌렸다. 

강 당선인은 고향 예산 12개 읍·면에서 9742표를 더 얻어 크게 이기고, 홍성에선 간소한 표차로 승리했다. 예산 표심이 강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친윤’ vs ‘친문’
‘동정론’ 앞에 무너진 ‘5선 역할론’ 

정진석 의원은 대표적 친윤 세력으로서, 부친으로부터 지역구를 세습받아 공주·부여·청양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이 지역 역시 대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데, 박 당선인은 이곳에서 정 의원과 3번의 경쟁을 하며 다져온 지역 기반, 동정론에 정권심판 바람이 탄력적으로 더해진 점이 승리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홍성·예산과 달리, 부여·청양은 기초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박정현 부여군수와 김돈곤 청양군수는 지역에서 최초로 민주당 깃발을 꽂으며 재선까지 성공했다. 

직전 총선에서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이, 국회의원은 국민의힘이 당선됐던 유권자들의 교차 선택과 달리, 정통 보수에서 진보 진영으로 분위기가 급변한 셈이다. 

또 정 의원이 윤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우며 선물보따리를 약속했어도 실제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정진석 의원의 6선 도전을 박수현 당선인이 꺾었다. 역시나 보수 텃밭인 
정진석 의원의 6선 도전을 박수현 당선인이 꺾었다. 박 당선인의 승리에는 보수 텃밭인 공주·부여·청양에서 3번의 도전 끝에 갈고 닦은 지역 기반에 동정론이 일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자료사진. 

대통령이 직접 대백제전과 모내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지역을 찾았던 점이 부각됐지만 오히려 ‘정권심판론’이 불었던 상황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권오철 중부대 교수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두 지역구 모두 보수텃밭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여러차례 낙선을 통해 지역 기반을 닦아온 박 당선인과 달리, 양 전 지사는 물려받거나 친밀도를 높인 요인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이어 “인물의 영향력으로 정치적 바람을 막아낼 수 있지만, 바람과 함께 지역 특성이 조화롭게 순항해야 하는데, 홍성예산은 지역 특징이 움직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희성 단국대 교수는 “정 의원이 5선 국회부의장 출신이라는 점이 결국 지역에서는 현 정부 역할론에 대한 평가로 작용했다”며 “강 당선인은 처음이지만 워낙 강한 보수세에 대통령 참모 출신이라는 이력이 기대감을 부풀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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