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김태흠 지사, 육사 논산 이전 공약 ‘지지부진’
[내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독립군 흉상 철거·이전 논란과 맞물려 윤석열 대통령의 충남 공약인 '육사 이전'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지역에서는 독립군 흉상 이전보다 대통령 공약 이행이 먼저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육사 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이전 논란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당면 현안인 ‘육사 충남 이전’ 공약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
김태흠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 두 번 죽여”
대통령에 ‘논산 이전’ 강력 건의했지만..
김 지사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육사의 ‘독립군 흉상’ 철거·이전 논란에 "홍범도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십전구도(十顚九倒)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다.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그는 2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광복 이전 독립운동은 좌와 우가 같이 했다”며 “광복 이후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6.25 전쟁과 맞물려 판단해야 한다. 그전에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소신발언은 눈여겨 볼 대목이지만, 이미 당위성을 인정받은 '육사 이전' 공약의 지지부진한 추진 속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민의 기대감 하락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농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지사는 특히 지난해 윤 대통령과 독대해 ‘논산 이전안’을 강력 건의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터라 실질적 추진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전 반대 목소리 잠재울 대책 절실
‘육사 이전’ 유치 전략, 구체적 로드맵 '전무'
‘육사 이전’ 공약은 지난해 시민단체·정계·학계로 구성된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군불을 지피는듯 했지만, 육사 총동창회 반대에 부딪히며 추진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육사충남이전 유치를 위한 국회정책토론회’도 총동창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도는 이후 지난 6월 육사 총동창회를 방문해 설득을 시도했으나 반대 입장만 재확인한 채 마무리됐고, 이후에도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도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계획된 일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가 수립한 향후 추진 계획에는 올해 안으로 육사 총동창회, 성우회 등을 재방문해 이전을 설득하고, 유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소통을 위한 간담회 등 단계적으로 협의 채널을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로드맵과 기한이 명시되지 않아 계획 추진에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호택 “공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 공약에 원칙이 없다. 소모적인 이념논쟁에 가려져 정작 중요한 공약 추진이 관심을 못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경찰병원 분원 등 윤 대통령 충남 지역 공약이 공모로 전환되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다. 앞으로 대통령 공약이 무슨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육사 이전 공약과 관련해 "다른 국방 기관 유치와 맞물려 추진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약이 가시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의회는 지난달 윤기형 의원(국민의힘, 논산1)을 위원장으로 한 ‘충청남도 국방관련기관이전과 국방산단조성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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