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내 독립운동가 5인 흉상 철거·이전 논란 ‘확산’
김태흠·김종민·박범계 등 부정적 입장 밝혀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종민·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종민·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재민 기자] 충청 정치권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된 육군사관학교(육사) 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이전 논란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국방부가 홍범도 장군의 경우 공산주의 이력을 문제 삼아 철거를 계획한 부분에는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육사 교내에 설치된 항일 독립운동가 5인(김좌진·홍범도·이회영·이범석·지청천)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방부는 논란이 확산하자 소련 공산당 가입과 활동 이력을 지닌 홍 장군 흉상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 이전 독립운동은 좌와 우가 같이 했다”며 “때문에 해방 이후, 그러니까 광복 이후에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6.25 전쟁과 맞물려 판단해야지, 그전에 공산당 가입의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홍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자는 의견에도 “일부 맞는 얘기”라면서도 “광의의 해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맞는 얘기인데, 문제는 이 부분을 지금 (동상이) 세워졌는데, 왜 긁어 부스럼을 일으키고, 또 하나는 큰 틀 속에서 보면 그 부분은 협의의 의미”라고 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이분들의 인생은 ‘5년짜리 정권이 겁도 없이’ 흔들어 댈 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도대체 누구 지시인가. 이 정부는 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1919년 3.1운동으로 세워진 대한민국”이라며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는 독립군과 광복군에 있다. 그분들의 희생과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 헌법정신을 흔들면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은 역사를 뒤집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당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지난 27일 서구 의원들과 함께 충남 홍성 갈산면 김좌진 장군 생가지를 방문,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헌법에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신 계승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데, 독립운동가에 대한 논쟁은 대한민국 민족성과 정통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러한 행위는 반헌법적 역사 왜곡 행위”라고 성토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와 육사는 멀쩡히 있는 독립운동가 흉상을 옮길 생각보다 지지부진한 윤 대통령의 육사 충남 이전 공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29일 여권 핵심 관계자 말을 빌려 윤석열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이기에 그 공로를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지금의 육사보다는 독립기념관 같은 곳에서 기리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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