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시정질의, 지역사회 논란 나몰라라
시장 공약 이행 촉구, 갈등 조정 역할은 '실종'
이장우 시장 "민간자본 유치가 가장 빠른 방법"
[한지혜 기자] 대전 보문산 관광개발사업 방식과 관련된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민의를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대전시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당 시장의 임기 내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데에만 집중하면서 지역사회 갈등 해법 모색은 뒤로 밀려난 모양새다.
민경배 대전시의원(국민의힘, 중구3)은 21일 오전 10시 열린 시의회 2차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20여 년 간 지속돼 온 논란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임기 내 사업 결실을 맺어 달라”며 “대사동과 오월드를 곤돌라로 연결하고, 워터파크와 리조트를 건설해 관광허브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 의원은 “관광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숙박 연계 체류형 관광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취임 이후 보문산 관광거점 사업 재검토 뜻을 밝혔는데, 임기 내 해법 무엇인지 명쾌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제안한 개발 방식은 민선 8기 출범 직후 이장우 시장이 선회해 발표한 정책방향과 같다. 시가 시민단체와 각을 세우면서 민관협치체계가 무너졌고, 현재는 시 차원의 새로운 개발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기존 민관협의체에서 합의한 친환경 전망대 조성 사업 대신 케이블카·워터파크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의 소통 부족, 환경 훼손 논란, 지속가능성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열린 ‘보문산 관광활성화 대토론회’에서도 보문산 개발의 목적 숙고, 생태 중심 개발 추진, 민주적 숙의 필요성 등이 강조됐지만, 시의회 차원에서 갈등 조정·조율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이장우 시장은 답변에서 “보문산 관광개발이 번번이 무산돼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시장으로서 매우 안타깝다”며 “체류형 관광단지 개발을 공약으로 수립했고, 곤돌라와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 관광개발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약 3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 사업기간 단축, 임기 내 실현을 위해서는 민간자본 유치가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경제성과 사업성을 포함한 민자유치 제안서 작성을 마치고 기업 유치에 나설 계획이고, 추후 위치와 규모, 추진방법을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 의원은 이날 보문산 개발 사업 촉구 외에도 원도심 도시재생 활성화 및 문화체육시설 확대, 안영IC 만남의 광장 조성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