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일-이종화 의원, 의병운동 기념사업 조례안 각각 '발의'

충남도의회에서 같은 의병운동 기념관 관련 조례안을 각각 대표발의한 방한일 의원(왼쪽)과 이종화 의원. 두 사람은 각각 의병기념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예산과 홍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유치 경쟁 대리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짙다. 충남도의회 제공. 편집 안성원 기자.  

[안성원 기자] 두 명의 충남도의원이 의병운동 기념관(의병기념관) 관련 조례안을 각각 발의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의병기념관 유치 경쟁을 벌이는 예산군과 홍성군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간 '유치 대리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31일 도의회에 따르면, 방한일 의원(국민의힘·예산1)이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의병운동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이종화 의원(국민의힘·홍성2)이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의병운동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잇따라 제출됐다. 

방한일 의원은 조례안에 의병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시설물 설치 및 유적지 발굴의 유지·관리 ▲추모사업 ▲희생자 및 공헌자 발굴 ▲역사적 자료의 수집·연구 ▲학예 활동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방 의원은 “예산군은 임진왜란 당시 향천사 승려 50인 등이 의병에 참여하는 등 반만년 역사 속에서 일찍이 의병운동의 시발점이 된 곳”이라며 “의병기념관은 예산에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화 의원은 조례안에 의병운동 기념을 위한 ▲도지사의 책무 ▲의병운동 기념사업 및 지원에 관한 사항 ▲의병운동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한 기념시설의 지정 등에 대한 사항 ▲비영리법인·단체 또는 기관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거나 위탁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을 담았다.

홍성·예산 지역구 의원 '의병기념관' 조례 각각 발의 '기싸움'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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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예산군 ‘윤봉길 역사공원 조성사업’과의 연계사업은 의병이 아닌 윤봉길 의사 같은 독립운동가의 독립운동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번 조례가 의병운동 기념사업을 본격화 하고, 의병기념관 건립을 통해 의병정신을 기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조례안의 핵심 내용은 공통적으로 '의병운동’을 기념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 조례로 봐도 무방한 상황. 차이점이라면 ‘독립운동가’를 별도로 다루려는 홍성군 입장과 의병기념관에 윤봉길 의사를 연계하려는 예산군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역감정이 실려 ‘기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례안을 담당하는 행정문화위원회는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옥수 행문위원장(국민의힘·서산1)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내용이 비슷한 조례안이 동시에 올라왔는데, 하나로 합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두 의원이 상의해 조례안을 합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안을 제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임위원장이라 해도 동료의원으로서 한 쪽을 편들거나 강요할 순 없는 입장이다. 조율이 안 된다면, 조례를 합쳐 상임위 조례로 발의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의회 관계자는 “두 의원은 동료의원들에게 조례안 서명을 받을 때 내용이 서로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지역 여론이 민감한 사안이라서 동시에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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