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통합공항 사실상 TK신공항 ‘염두’ 해석
“충남 무시하고 하찮게 보는 속내” 부정 여론 확산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충남 방문에서 밝힌 '지방공항 무용론' 주장이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과 대구·경북을 묶는 '중부권 통합공항' 언급이 또 다른  논란을 일고 있다.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충남 방문에서 밝힌 '지방공항 무용론' 주장이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충청권과 대구·경북을 묶는 '중부권 통합공항' 언급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본보 20일자 홍준표 '충남공항 무용론'에 지역사회 '부글부글' 등]

당초 홍 후보가 대한민국 4대 관문공항으로 인천공항과 무안국제공항, 가덕도신공항, TK(대구·경북)신공항을 공약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통합공항'을 언급한 게 사실상 TK신공항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공항과 TK신공항을 고속철도로 연결해 거점(통합)공항을 만들겠다'는 홍 후보의 계획은 충청권 항공수요를 TK신공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충청홀대론’ 으로 비쳐지고 있는 상황.

앞서 홍 후보는 지난 19일 충남 천안시 소재 국민의힘 충남도당사에서 열린 ‘jp희망캠프 충남선대위 임명식’에서 충청권과 대구·경북이 함께 이용하는 ‘중부권 통합공항’을 언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하늘 길은 인천공항이 98%를 점령하고 있다. 그렇게 해선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지역 거점 공항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은 인천공항으로 가고, 호남권은 무안국제공항으로, 부울경은 가덕도신공항으로 가면된다”며 “충청권과 대구·경북은 청주공항을 이용할지, TK신공항을 이용할지 집권 후 항공물동량 등을 시뮬레이션 한 뒤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충청권과 대구·경북 군위군(TK신공항 예정지)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면 대구공항(TK신공항)을 충청권에서 1시간 내로 오갈 수 있다”고도 했다.

洪, 대구·경북서 “TK신공항 4대 관문공항” 공약
충남방문서 ‘지방공항 무용론’, ‘중부권 통합공항’ 입장 발표

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 갈무리.

홍 후보는 “항공물동량 등을 시뮬레이션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고속철도로 충청권에서 TK신공항까지 1시간 내로 올수 있다”는 주장은 통합공항을 TK신공항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해석은 홍 후보의 대구·경북지역 공약발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홍 후보는 지난 20일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서 “TK신공항을 박정희 대통령 공항으로 명명하고, 국비를 들여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오전 ‘홍카콜라TV’ 라이브 방송에서도 “대통령이 되면 TK신공항을 4대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9월 24일 보도된 <시사저널> 주간지 인터뷰에서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4대 관문 공항론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이 98.2%가량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물류를 일명 박정희공항(TK신공항), 김영삼공항(가덕도신공항), 김대중공항(무안국제공항)에 분산해 전국 산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4대 거점공항’ 공약을 이미 공공연하게 발표해온 홍 후보가 충남 방문에서 ‘중부권 통합공항’을 언급한 것은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망발을 넘어 충청권 농락하는 처사” 비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최소한의 예의도 자세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을 무시하고 하찮게 보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명선 충남도의장도 역시 “서산(충남)공항은 충남 220만 도민의 염원이다. 그런데 충남까지 오셔서 ‘중부권 통합공항’을 주장을 하다니요. 망발도 이런 망발이 있을 수 없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앞서 ‘4대 거점공항’ 공약을 공공연하게 발표해 놓고 충남을 찾아 ‘지방공항 무용론’과 ‘중부권 통합공항’을 언급한 것은 망발을 넘어 충청권을 농락하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충청권의 강한 반발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지난 20일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이어 22일 2차 맞수토론, 25일 ‘대전·세종·충남·충북 합동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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