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무의미” 주장 반발에 “서산공항 개항”
캐스팅보트 ‘충청 표심’ 공략, 윤석열 견제 차원 분석

'지방공항 무용론'을 주장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서산)공항 개항’을 포함한 지방공항 육성을 지역 공약으로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 캠프 제공.
'지방공항 무용론'을 주장했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5일 ‘충남(서산)공항 개항’을 포함한 지방공항 육성을 지역 공약으로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 캠프 제공.

[황재돈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충남(서산)공항 개항’을 포함한 지방공항 육성을 충청권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방공항 무용론’ 주장에 지역 반발 여론이 거세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본보 21일자 충청권 뺀 홍준표식 ‘4대 거점공항’ 후폭풍 등]

홍 후보는 지난 25일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토론회’에서 “충청의 하늘 길을 확대하겠다”며 지역 공항 육성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는 “지난 60~70년대 경제발전 원동력이 고속도로였다면, 21세기 원동력은 하늘 길”이라며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고, 서산공항을 일반공항으로 개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플라잉카(flying car) 시대가 오면 서산공항을 비롯한 일반공항은 플라잉카 이착륙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후보는 지난 19일 충남 천안시 소재 국민의힘 충남도당사에서 ‘충남에만 없는 공항 신설 추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지방 국내선 공항은 의미가 없다”고 말해 지역사회 공분을 일으켰다.

충청권과 대구·경북이 함께 이용하는 ‘중부권 통합공항’을 지역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충청홀대론 논란도 일으켰다. 

충청권 방문에 앞서 이미 TK(대구·경북)신공항을 ‘대한민국 4대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하면서 통합공항으로 TK신공항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기 때문.

홍준표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대전KBS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토론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 후보 캠프 제공.
홍준표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대전KBS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토론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홍 후보 캠프 제공.

홍 후보가 엿새만에 충청권 지방공항 관련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두고 지역 야권에서는 이런 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종 경선을 앞두고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 반발을 달래는 동시에, 충청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충청 연고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지역 정서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홍 후보는 이날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에  "지역 거점공항을 발표했는데, 어떻게 청주공항을 확장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냐"며 견제성 질문을 던졌다.

안상국 jp희망캠프 충남선대총괄본부장은 26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후보의 ‘지방공항 무용론’ 주장은 전국 지방공항이 적자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항 신설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홍 후보가 ‘말을 바꿨다’는 것보다 충남도민과 서산시민들이 공항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수렴해 공약으로 채택한 것”이라며 “홍 후보가 지역 공약으로 발표한만큼 공항 건설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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