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문화·관광 어떻게 가야 하나 ⓷] 관광정책 ‘새 판짜기’ 눈길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와 관광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충남은 거리두기 1.5단계를 유지하면서 문화행사와 관광지 관람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와 관광명소 운영 실태를 알아보고,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심층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⓵ ‘코로나 팬데믹’ 충남 관광산업, 기로에 서다
⓶ ‘돌아온 예산 황새’가 던진 코로나 극복 메시지
⓷ 충남도, 코로나 시대 ‘생태·해양관광’ 주목하는 이유
⓸ “코로나 시대 문화·관광, 대면·비대면 동시 활용 전략 필요”
지난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관광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해외 여행길은 막혔고, 국내 유명 관광지 역시 코로나 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는 관광 트렌드의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자연으로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또 여행지에서 안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소규모 개별관광객 중심의 여행 증가와 밀폐 공간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충남도는 이런 관광 변화에 발맞춰 포스트(post)코로나, 위드(with)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관광 정책의 ‘새 판짜기’에 주목하고 있다.
생태계 회복을 통한 지역경제·관광 활성화
도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내륙 중심 관광에서 생태·해양관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생태계 회복을 통한 지속 가능한 ‘그린사회’ 구현을 위해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부남호 역간척 사업을 계획·추진 중이다.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은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글로벌 해양생태관광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도 역점 과제이자, 지난 대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었다.
가로림만은 1만5985ha 면적에 해안선 길이 162km, 갯벌 면적 8000ha에 달하며, 해역에는 유인도서 3개와 무인도서 48개가 소재해 있다.
사업대상 면적은 총 159.85㎢로 건강한 바다 환경 조성, 해양생태관광 거점 조성, 지역 상생을 기본방향으로 2025년까지 사업비 2500억 원이 투입된다. 해당 사업은 2019년 12월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에 선정, 오는 6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서천 브라운필드 국제환경테마특구’ 조성사업은 일제강점기 수탈과 국가산업 전초기지로 오염된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을 재(在)자연화해 서천갯벌과 국립생태원을 연계, 지역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이다.
앞서 도는 환경부, 서천군과 함께 2012년부터 오염된 토지를 매입, 정화사업을 추진해 지난해 말 완료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4월 오염정화토지 이용 구상안 수립용역 보고회를 갖고 서천 브라운필드를 생태복원형 국립공원으로 조성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구체적으로 브라운필드 주변지역 생태계 복원과 보전체계를 마련하고, 생태·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스마트 생태관광지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국가생태산업단지와 연계해 해양·생태연구 선도기지로 구축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도는 또 식량 확보를 위해 대규모 간척으로 사라진 천수만 갯벌과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한 발걸음을 뗐다. ‘부남호 역간척 사업’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갯벌을 복원하는 등 생태적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도가 마련한 부남호 역간척 기본계획을 보면, 전면적 해수유통 대신 제방 지하에 수로를 설치해 점진적으로 해수를 유통한다는 그림이다. 이후 서산B지구 농경지 60%를 갯벌로 되돌려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보령해저터널 올 11월 개통..‘서해 관광벨트’ 구축
안면도 관광지 개발 ‘4전5기’ 도전
해양 중심의 관광지 개발은 보령 해저터널 개통에 발맞추고 있다. 보령 대천항과 원산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오는 11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해저터널이 뚫리면 대천항과 안면도 이동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보령 대천해수욕장과 태안 안면도가 하나의 관광벨트로 이어지게 된다. 도와 시·군은 해저터널 개통을 발판삼아 서해안 관광 거점 도약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보령시는 민자 1000억 원을 유치해 2024년까지 원산도와 삽시도를 잇는 3.9km 해상 케이블카를 건설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또 2030년 원산도와 대천항에 국제 수준의 마리나항을 건설해 해양 레포츠 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원산도에는 보령 특산품 머드와 해수를 활용한 해양 치유센터가 들어서고, 소노호텔&리조트(옛 대명리조트)는 2030실 규모 리조트를 조성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태안군도 해저터널 개통을 대비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 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도와 군은 그동안 4차례 실패를 겪은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을 재추진한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2025년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4만2000㎡에 총 사업비 1조8852억원을 투입, 사계절 명품 휴양 관광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구별 계획을 보면 1지구(37만㎡)는 테마파크와 상가시설을, 2지구(43만1000㎡·공모제외)는 연수원과 상가시설, 3지구(54만5000㎡)는 콘도와 상가시설, 전망대, 4지구(159만6000㎡)는 골프장과 콘도를 조성한다.
허창덕 도 관광진흥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다수가 모이는 장소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야외중심의 관광지가 활성화할 것”이라며 “도는 바닷가, 둘레길 등 소규모 관광지를 개발하고, 지역의 숨은 관광지를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관광재단 설립, 2022년 출범 목표
이와 함께 도는 지속적인 관광 진흥사업 수행과 관광 활성화 등 충남 관광의 발전을 위한 관광 전문기관 설립을 추진한다. 충남은 충북, 세종 등과 함께 관광 전문기관이 부재한 실정이다.
도는 오는 2022년 충남 관광재단을 출범해 변화하는 관광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충남관광재단 설립 타당성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 공사가 아닌 재단 형태로 설립해 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키로 결론 냈다.
같은 해 3월 도 출자·출연기관 설립심의위원회 원안가결, 8월 행안부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심의위원회 회의 동의를 얻었다. 이후 도는 지난해 12월 재단 설립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해 오는 6월 도의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오는 7월 정관 및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하반기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임원선임, 창립 이사회 개최, 법인설립허가 신청을 거쳐 행안부 지정·고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재단 출연 규모는 5년 간 연평균 29억7000만원이며, 24년까지 2실 6팀 1사업단 29명으로 꾸릴 계획이다. 도는 7차 충남권 관광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해 12월 선문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한 상황.
관광업계 코로나19 ‘직격탄’..충남도, 지원책 강구
“도와 시·군 따로 놀아..관광지 연계성 높이는 전략 필요” 지적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관광업계 지원에도 나섰다. 우선 도는 지난해 11월 경영위기 업종에 여행업체를 포함해 업체당 100만원을 지원했다. 또 올 2월 숙박시설과, 놀이공원, 워터파크 등 영업 제한 업종에도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3월에는 관광업계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 청취에 나섰다. 도는 숙박업 인원 제한 완화, 정부 재난지원금 경영위기 업종 지원금액 확대 등 업계 목소리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
이우성 도 문화체육부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축제는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에 먹구름이 꼈다”며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키 위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충남도의회는 도의 생태·해양관광 활성화 계획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다만, 시·군 간 관광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병기 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천안3·더불어민주당)은 “충남이 생태계를 복원하고, 해양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관광 정책 및 개발과 관련해선 도와 시·군이 따로 놀고 있다”며 “지역 관광지 간 연계성을 높여 관광객이 며칠씩 우리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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