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연장 6.927km 세계 5번째로 긴 해저터널 '위용'
이말 달 개통 예정..차선 도색 등 막바지 공정 '한창'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현장답사
[황재돈 기자] 국내 최장(6.927km) 보령 해저터널이 위용을 드러냈다. 충남 보령시는 10일 해저터널 개통(11월 말)을 앞두고 취재진에 해저구간을 최초 공개했다.
취재진은 이날 대천항 인근 해저터널 출입구에서 시가 마련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곳곳에는 터널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속 30km로 반대편 터널 출구까지 약 15분이 걸렸다.
대천항에서 원산도를 잇는 국도77호선 보령 해저터널은 총연장 6.927k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일본 동경 아우아라인(9.5km), 노르웨이 봄나피요르드(7.9km)·에이커선더(7.8km)·오슬로피요르드(7.2km) 다음이다.
터널은 상·하행 편도 2차로로 이루어졌다. 해수면으로부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80m. 가장 깊은 지점에는 전광판을 설치해 운전자에 위치를 알릴 예정이다.
터널 내부에 들어서면 ‘바다 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느 터널과 비슷했다. 다만 “상당히 길다”는 인상을 들게 했다.
현재 터널 공정률은 98%. 포장은 끝마쳤지만, 차선 도색과 환기시설 설치 등이 남아있는 상황.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만큼 대형 사고를 대비한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터널 내 200m 간격으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토록 했다.
또 230m마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와 690m마다 회차 구간을 마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를 터널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환기시설은 양방향에 82개를 설치했다고 공사관계자는 설명했다.
김동균 현대건설 안전소장은 “재해재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모든 제반 시설을 갖췄다”며 “터널이 암반 속에 들어섰기에 지진에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수 유입을 막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바다와 접하고 있어 가설 공사 중 위험성이 상주했다. 사고 없이 공정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터널을 벗어나자 이내 태안군 안면도 영목항과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원산 안면대교가 시야에 들어왔다. 안면대교는 왕복 3차로(1.75km)의 사장교로 지난 2019년 12월 뚫렸다.
20여 일 후면 보령 해저터널과 원산 안면대교가 완전 개통한다. 기존 대천항과 안면도 이동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태안과 보령이 서해안 관광 거점으로 도약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해저터널이 착공 11년 만에 개통하면 서해안 관광의 중심이 보령과 태안이 될 것”이라며 “보령시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가득한 서해를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관광객을 맞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