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설립 9부 능선 넘어” VS KBS “정해진 바 없다”

충남도와 한국방송공사(KBS)가 ‘충남방송국 설립’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충남도와 한국방송공사(KBS)가 ‘충남방송국 설립’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충남도와 한국방송공사(KBS)가 ‘충남방송국 설립’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도는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주장한 반면, KBS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

김성일 KBS 지역신청사 프로젝트팀장은 6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충남방송국 설립에 대한 이사회 승인도 없었고, 예산을 확보한 것도 아니다”며 “양승조 충남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양 기관이 내포부지에 방송국을 설립하는 것에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설립여부는 이제 검토 단계”라며 “‘KBS와 방송국 설립에 합의했다’는 식의 발언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방송국 규모와 관련해서도 “충남도는 일방적으로 ‘총국’이라고 일컫는다. 방송국 설립에 대해 ‘검토를 시작하겠다’는 단계이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KBS 실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양 지사가 지난 5일 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과 전면 배치된다. 때문에 도가 KBS충남방송국 설립 문제를 확대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양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KBS가 올해 조직 내 지역신청사 프로젝트팀을 출범하고, 충남방송국 설립을 우선과제로 선정했다”며 “충남방송국 설립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특히 “KBS이사회 의결로 방송국 신·증설이 결정됐고, 프로젝트팀을 가동하게 됐다”며 “충남방송국 설립은 99%, 실질적으로 100%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충남도 ‘대토(代土) 제안’ 등 검토
“방송국 설립, 최소 5년 이상 소요”

그동안 KBS는 충남방송국 설립에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왔다. 이에 도는 2019년 충남 ‘도립 예술의 전당’ 유치를 통한 내포방송센터 건립방안을, 또 같은 해 내포부지 일부를 매입하고, 그 매각 대금으로 내포방송센터를 건립하자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팀장은 “재정난은 계속되고 있다. KBS는 수신료 현실화를 주장·설득할 것이고, 수신료 인상이 결정된 후 (충남방송국 설립) 검토하면 늦으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국 설립에 투입되는 재원은 앞서 충남도가 제안한 대토(代土) 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방송국 설립은 설계부터 시작해 건물을 세우고, 장비와 인력이 들어가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걸리는 긴 프로젝트”라고 말해 KBS충남방송국은 빨라야 오는 2026년께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팀장은 “타 시·도 방송국 설립, 미디어 센터 건립 등 과제가 10개가 넘지만, 충남방송국 설립이 본사 문제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맞다”며 “(충남방송국 설립을 위해) 충남도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KBS가 충남방송국 설립에 관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KBS가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은 내부 사정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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