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이사진, 예산안 심의 돌입..실시설계비 반영 여부 관건
“충남이 세종보다 속도 면에서 빠를 것”
[황재돈 기자] 충남도 핵심 현안 중 하나인 KBS충남방송국 설립 여부가 '운명의 한 달'을 앞두고 있다. 내년도 KBS 예산안 심의가 내달부터 본격화 하는데, 여기에 충남방송국 관련 예산안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30일 KBS와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방송국 설립을 담당하는 KBS신청사추진단은 지난 26일 사내 이사진에 충남방송국 설립 실시설계비 등 예산안을 설명했다. KBS이사진은 이번 주부터 예산안 심의에 돌입했다.
김성일 KBS신청사추진단장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내년도 KBS)예산안 심의·의결은 12월 초·중순, 늦으면 1월까지 갈 수 있다”며 “예산이 편성되면 실질적으로 충남방송국 설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타당성 조사에 6개월, 설계에 1년가량 시간이 소요된다”며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1~2년 안에 준공하는 건 아니”라고 부연했다.
‘방송국 설립 우선순위’와 관련한 질문에는 “KBS는 강릉과 세종에도 방송국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요도로 보면 세종시가 더 높을 수 있지만, 충남은 부지가 이미 마련됐기 때문에 진행 속도에서는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결국 내년도 KBS 예산안에 충남방송국 관련 예산이 담겨야만 사업의 ‘청신호’가 켜진다는 의미로, 예산안 반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충남도는 올 연말 충남방송국 설립을 위한 MOU 체결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KBS 이사진과 사장 교체 등 이유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해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상황.
정재선 도 홍보기획팀장은 “지난 9월 이사진이 교체되면서 기존 11명 중 한 명만 연임됐다”며 “문화체육부지사 등이 새 이사진을 만나 충남방송국 설립 필요성을 피력해왔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올 연말 KBS측과 MOU체결을 목표로 해왔지만, 예산안이 담기면 사실상 방송국 설립이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MOU체결은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은 수도권 외 14개 시·도 중 세종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KBS방송국이 없어 지역별, 권역별 재난방송에서 소외되는 등 도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충남도의회는 지난해 9월 ‘KBS충남방송국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157개 시민사회단체는 ‘KBS충남방송국’ 설립을 촉구하는 홍보와 서명활동 등 범도민 추진 운동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