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박정현 부여군수 ‘독자 노선’…눈총 아랑곳 않는 군의회 ‘일탈’ 대조
충남 부여군의 군정 양대 축은 박정현 군수를 중심으로 한 집행부와 이를 견제하는 군의회라 할 수 있다. 올 한해 부여군은 집행부와 의회 모두 주변의 의견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이른바 ‘마이웨이(My way)’ 행보가 도드라졌다.
다만 평가는 엇갈린다. 박정현 군수의 경우, ‘기대반우려반’ 시선을 받는 사안에 대해 과감한 추진력을 보였고 상당부분 긍정적인 결과를 거뒀다.
먼저 백제문화제의 격년제 개최가 확정됐다. 당초 박 군수는 공주와 부여가 동시에 개최하는 백제문화제에 대해 내용의 중복성과 예산·인력 등의 비효율 등을 문제 삼으며 격년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공주와의 이견이 계속됐다.
박 군수는 격년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해체나 당연직인 이사장 자리를 내놓고 부여가 단독으로 개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올 2월 2022년부터 격년제 개최가 확정됐다. 짝수해는 부여가, 홀수는 공주가 단독 개최하게 된다.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박 군수의 추진력은 확실히 인정받게 됐다.
9월, 코로나19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자 1인당 30만 원씩 자체 지원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훗날 그는 “일개 지자체가 추가지원의 당위성을 설파하면 충남도와 정부가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했다.
10월에는 언론간담회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의 공약인 광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이하 광역센터)와 관련,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명분으로 사업을 변경하려는 충남도를 향해 “약속을 지켜라”라고 작심발언을 했다. 오히려 박 군수 주변에서 너무 강한 어조가 아닌지 걱정을 할 정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 지사가 공식석상에서 “부여군이 대체사업에 부정적이라면 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향적인 대응을 주문, 결과적으로 군의 의도대로 흘러가게 됐다. 앞서 군이 선도적으로 진행했던 지역화폐, 농업인수당 등이 충남 전체로 확산돼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박 군수의 거침없는 ‘마이웨이’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군의회는 어느 때보다도 체면을 구긴 한 해였다. 7월부터 시작된 8대 후반기 들어서만 진광식 의장은 잇따른 의원들의 일탈행위로 세 번이나 공식 사과문을 내놓아야 했다.
7월에는 정태영 의원이 사이버대학 온라인강의 대리 수강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켜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고, 9월에는 억대 불법 수의계약 논란을 빚었던 민병희 의원이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았다.
이달 들어서는 유기주 의원이 감염 고위험시설인 유흥주점을 방문하면서 두 번이나 출입자명부 작성을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게다가 함께 입장한 일행이 행패를 부려 경찰까지 출동했다.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으로부터 당직정지 3개월과 군의회 30일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다.
의원들이 매번 반성한다고는 하지만 군민들의 눈총은 아랑곳 않는 다른 의미의 ‘마이웨이’인 셈이다.
관련기사
- 박정현, 재난지원금 ‘단독지급’ 엄포한 이유
- ‘유흥주점 행패’ 유기주 부여군의원 "죄송"
- 고개 숙인 부여군의회, 유흥주점 논란에 “또 죄송”
- 박정현 부여군수 "충남도, 약속 지켜라" 작심발언
- 부여군의원 수의계약 논란 '후폭풍'…갈라진 여론
- 부여군의회 민병희 의원, 수의계약 논란 '사과'
- 부여군의원 부부업체 수의계약 논란 '파장'
- 박정현 군수 '양승조 핀셋지원' 지지 이유는?
- 박정현 “재난지원금 핀셋지원 동참, 고심의 결과”
- 충남 광역먹거리통합센터, 여전히 '미궁 속'
- 부여군의회, 또다시 ‘갑질 논란’ 제기
- 박정현 부여군수 ‘보편적 재난지원금’ 강행,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