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 김동일 보령시장 같은 날 기자회견 ‘엇갈린 반응’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양승조 충남지사가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가 오는 31일 폐쇄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와 보령시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는 환영하고 있지만 보령시는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2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고용 불안과 보령시 세수 감소, 지역경제 침체 등을 지원하는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도에 따르면, 보령화력 1·2호기에 근무 중인 326명의 노동자에 대해 폐지 설비 운영, 도내 타 발전소 이동 등 재배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사인 한국중부발전 등과 내년 초 업무협약을 맺는다.

2년 앞당긴 폐쇄로 인한 보령시 세수(지역자원시설세,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비) 감소분 17억 원은 도가 특별회계 지원 사업 예산을 편성해 보전한다.

특히 보령을 비롯한 탈석탄 지역에 국가 공모사업을 집중 유치한다. 보령지역에는 친환경 자동차 튜닝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2025년까지 5년 간 270억 원을 투입한다. 

또 탈석탄 지역 에너지산업 전환 지원 사업을 내년 산업통상자원부 예타 사업 계획 반영을 목표로 추진한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입, ▲LNG 냉매 물류단지 조성 ▲자동차 배터리 재사용 산업화 실증 기반 구축 ▲그린 리모델링 성능 평가 기반 구축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5년간 100억 원 규모의 탈석탄 지역 지원기금을 모금하고, 충남연구원 용역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지역경제 발전 대안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할 예정이다.

양 지사는 “보령화력 조기 폐쇄 이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구감소, 지역경제 침제 등 사회적·경제적 비용과 피해가 노동자와 지역 주민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며 “지역경제의 충격을 막고, 다양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충남지사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완성” 의미 부여
김동일 보령시장 “인구 10만 명 마지노선 무너질 것” 우려

29일 기자회견에서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 조기폐쇄로 인구 10만 명 붕괴 등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했다.

하지만 보령시는 당장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모습이다. 

이날 보령화력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동일 보령시장은 “30년 전 삶의 터전을 내주며 어렵게 수락한 보령화력이 일방적인 정책변화로 시민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며 “지금 처한 상황은 역대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시에 따르면, 11월말 기준 보령의 인구는 10만249명으로 중부발전 근로자는 인구 10만 명 선을 지키는 버팀목이 됐다. 또 보령화력 1·2호기가 폐쇄되면 당장 114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인구 342명과 연간 44억 원의 지방세 수입, 41억 원의 소비 지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33년 7·8호기까지 가동을 멈출 예정이고, 관련된 전기·발전 업체들의 경영악화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포함하면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보령시의 주장이다. 충남도내 30기의 화력발 전 중 10기가 몰려있는 보령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타격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김동일 시장은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데 에너지전환정책의 당위성만을 앞세워 시민들이 입게 될 고통을 외면해선 안 된다.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충남도와 정부의 모습에서 이런 점을 보고 느껴왔다”면서 “에너지전환정책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공공기관 우선 유치 ▲지방이양사업 우선 배정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등을 정부와 충남도에 요구했다. 

한편, 보령시 오천면에 위치한 보령화력 1·2호기는 1983년 12월과 1984년 9월 각각 준공해 36년 이상 불을 밝히며 국가 경제 발전을 뒷받침했다. 

정부는 지난 28일 ‘제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전국 석탄화력발전 60기 중 30년이 넘은 30기는 폐쇄하고 이 중 24기를 LNG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충남에서는 전체 30기 중 보령화력 1·2호기를 포함, 2032년까지 총 14기(보령 4기, 당진 4기, 태안 6기)가 폐쇄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