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완전히 세종으로 이전해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어 시민들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여의도와 그 주변은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공식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세종으로 국회를 완전 이전하겠다는 것. 속내는 빤하다. 서울과 충청권 표심을 한 번에 사로잡겠다는 취지다.한 위원장은 “국회 세종 완전 이전은 ‘서울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발언을 찬찬히 뜯어보면, 국회 완전 이전 목적은 ‘여의도 정
[사설] 인구절벽, 지방소멸, 지자체 할 노릇 했다. 남은 건 정부 몫이다. 인구절벽은 그저 말로만 떠들 일이 아니다. 지방소멸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공포를 느껴야 할 대목이다. 사람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으니, 불안과 공포가 엄습하는 건 당연하다. 충청권 전역이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일부 도시 지역은 인구를 유지하거나 미미하게나마 증가하고 있지만, 농어촌 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급감하고 있다. 지역별 편차가 크다.충남의 경우 천안과 아산, 서산, 당진, 홍성 정도가 인구를 유지하거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20일 사퇴했다. 지난 14일 일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에서 나온 말이 화근이었다. 황 전 수석은 당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배석했던 언론사 보도로 알려졌다. 황 전 수석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황 전 수석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공직자가
영화가 어느정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난 뒤에 입을 열 요량이었다. 평론가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오컬트 '수작(秀作)'이라고 평하고 있는데, 굳이 초를 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14일 기준, 파묘는 영화진흥위 추산 851만명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제 좀 '딴지'를 걸어도 될 시점이라고 봤다. 개봉 초기 아무런 스포일러 없이 이 영화를 만났을 때, 일제가 민족의 혈을 끊기 위해 명산마루에 박았다는 '쇠말뚝'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점에서 '뭔가 말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스쳐갔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쇠말뚝의 실체'에 대해 강렬한 취재경
4·10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었을 즈음, 대통령실 기자실 내에서는 ‘용산 50명 출마설’이 돌았다. 장·차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참모진을 대거 특정 지역에 ‘꽂을’ 거란 설(說)이었다. 풍문은 삽시간에 대통령실 바깥까지 번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흔들기”라고 일축했다. 설은 설일 뿐이었을까. 참모진이 대거 출마하긴 했지만, 꽂히진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잠시 ‘공천 트러블’을 빚긴 했지만, 불난 서천 특화시장에서 ‘절친 노트’를 찍으면서 일단락됐다.
[김도운 충북본부장] 오랜 휴면기를 마감하고 현역으로 복귀했다. 내가 회사로부터 받은 직함은 ‘충북본부장 겸 세종본부장’이다.충북지역 전반의 취재 활동을 명받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음성군이었다. 당연히 공보실부터 찾아갔다. 첫 방문, 첫 만남인데 불쾌감이 몰려왔다.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처음 대면한 해당 업무의 책임자는 시종 무표정하게 데면데면한 자세로 대화를 이어갔다. 상대의 말에 호응하거나 호의를 보이는 태도는 없었다. 무시당함이 느껴졌고, 나아가 모멸감이나 자괴감 같은 정서까지 치밀었다.더욱이 그가 내게 건넨 명함에는
조선 중기 이후 충청도 관찰사가 근무하는 감영이 있던 도시, 13도 체제 개편 이후 충남 도청이 있던 도시, 고속철도가 통과하고 역사(驛舍)가 있는 도시, 큰대자(大) 형 고속도로가 사방으로 뚫려있고 7개의 나들목이 설치된 도시, 오랜 전통을 가진 국립 종합대학이 있는 도시, 충남의 정중앙에 자리 잡은 가장 넓은 면적의 도시. 한때 충남 최고의 도시였던 공주는 현재도 나무랄 데 없는 인프라를 갖춘 도시지만,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쇠락하고 있다.속절없이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공주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심정
4·10 총선이 한 달 남았다. 각 정당 공천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음 주부터는 본 선거운동(3월 28일~4월 9일)을 대비한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본선에 진출한 후보자뿐만 아니라, 여야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위해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걸 것이다.그들은 민심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에 걸맞은 정책 공약을 내놓고, 상대 후보(정당)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울 것이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긴 사천(私薦) 논란을 잠재우는 일이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번 총선을 앞두고
10년 전, 이 나라 대통령은 뜬금없는 ‘통일 대박론’을 들먹였다. 당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민 중에는 ‘통일비용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 그래서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나’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생각한다.”정초부터 대통령 입에서 튀어나온 ‘통일은 대박’ 발언에 분명 물음표가 달렸다. 하나는 ‘통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였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어쩌면 경박스럽게 들릴 수 있는 ‘대박’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점이다. 첫 번째 의문
4·10 총선이 40일 남짓 남았다. 다음 주쯤이면 각 당 공천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지긋지긋한 여론조사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멈출 날도 얼마 안 남았다. 문제는 공천 갈등 후유증을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다.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게 총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테니. 어딘들 공천 후유증이 없으랴만은 충청도만큼 심한 곳이 또 있을까. 인적 쇄신은 공염불에 그쳤고, 막무가내 전략공천을 하지 않나, 여기 있던 후보가 저기로 가지 않나. ‘시스템’의 ‘시’도 찾아볼 수 없는 공천이 난무했다. 국민의
‘2023 아시안컵’은 전혀 의도치 않은 풍파를 몰고 왔다. 한국 대표팀은 64년 만에 우승이란 목표를 세웠지만, 4강에서 멈췄다. 우승은 못 할 수 있고, 때론 질 수도 있다. 승부의 세계에선 엄연히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니. 중요한 건 어떻게 졌느냐, 지고 나선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다. 맥없이 주저앉기보다 ‘졌잘싸’라야 했다. 밤잠 설치며 응원한 팬과 국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받고 싶었다면. 한데,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을 향한 여론은 곱지 않다. 비판과 비난을 넘어 분노에 이를 만큼. 그는 자신을 향한 힐난에 태
지난해 4월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의정부갑)은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을 정확히 1년 앞둔 날이었다. 그는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어 상대를 악마화하는, 국민들께서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초선 국회의원이 4년간 의정활동을 하며 폐부로 느낀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변화와 혁신을 말로만 하면서, 한 번 더 해 먹겠다는 몰염치한 기득권 정치와 정치인을 향한 날 선 비판이자 정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