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부남호 역간척 사업 기획] ①간척사업이 불러온 부작용

서해안은 수심이 얕아 매립이 용이하다는 특성을 가졌다. 때문에 대규모 간척지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충남에선 ‘정주영 방조제’로 이목을 끌었던 ‘천수만 A·B지구 간척사업’이 대표적이다. 

방조제 구축 후 수십년이 흐른 현재, 간척사업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간척사업으로 생긴 담수호 수질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

이에 충남도는 다시 해수를 유통시키는 ‘역간척’ 사업을 추진해 생태보고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역간척이 불러올 기대와 넘어야 할 난제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천수만(아래)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부남호(위쪽) 모습. 충남도가 생태계 파괴 등 여러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부남호를 역간척 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자료사진. 
천수만(아래)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부남호(위쪽) 모습. 충남도가 생태계 파괴 등 여러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부남호를 역간척 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자료사진. 

[내포=디트뉴스 김다소미 기자] 충남도가 ‘부남호 담수호’에 해수를 유통하는 ‘연안 담수호 생태복원 역간척 사업’을 본격화한다. 수십년 간 바닷물이 막히면서 해양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 

‘부남호’는 44년 전, 현대건설 故정주영 회장이 농지 확보를 위해 건설한 서산A·B지구 간척사업으로 생겼다. 서산 B지구 방조제 안쪽에 있는 담수호로, 간척농지 3745㏊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농지가 부족해 식량 수급이 어려웠던 수십 년 전에는 획기적인 사업이었지만, 현재 간척사업은 해양 생태계 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충남도의 역간척 사업은 이 같은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으로, 세계 최대 간척지인 서해안 새만금 방조제 복원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정부는 충남도의 ‘부남호 역간척 사업’의 국가 사업화 요청을 수용하면서, 국비 5억 원을 들여 생태 복원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도는 이번 역간척 사업으로 성과를 거두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도내 다른 간척지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천수만 일대 항공사진. 서산 B지구 방조제 안쪽에 있는 부남호는 현재 40년 이상 누적된 오염물로 인해 심각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집중호우시 대규모 담수를 방류하게 되는데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인근 황도 바지락과 굴이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천수만 일대 항공사진. 서산 B지구 방조제 안쪽에 있는 부남호는 현재 40년 이상 누적된 오염물로 인해 심각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집중호우시 대규모 담수를 방류하게 되는데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인근 황도 바지락과 굴이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자료사진. 

수질악화·악취 발생 ‘심각’ 
집중호우때는 인근 어업 피해 발생 

도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해 진행한 ‘부남호 역간척에 따른 해양환경 영향분석 및 대응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현재 부남호는 40년 이상 누적된 오염으로,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약 200mg/L다.

이는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불가한 심각한 오염 수준이다. 부남호 총 저수량의 1/4 수준인 2500만 톤이 오염수로 분류된다.  

특히 집중호우 때는 인근 어업 피해가 심각해진다. 비가 많이 오면 대규모 담수를 방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이는 말해 대량의 썩은 물을 바다로 내보내는 꼴이다.

실제 2020년과 2022년도 이뤄진 대규모 담수 방류로, 천수만 안쪽 부남호와 인접한 황도 바지락과 굴이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도는 소규모 역간척 사업을 시도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2011년 안면도와 황도를 잇는 연도교를 헐고 교량으로 바꾼 뒤 바지락 생산량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 

황도 지역 바지락 생산량은 연도교 철거 전인 2009~2010년 연평균 133t에서 철거 이후인 2012~2017년 연평균 194t으로 61t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안 지역 바지락 생산량이 114t 감소한 것과는 크게 대비됐다. 

천수만에는 부남호(서산·태안)와 보령호(보령·홍성) 등 간척 사업으로 생긴 담수호가 있다. 충남 지역에는 하굿둑을 비롯해 279개의 방조제가 건설돼 있다.

도가 추진하는 ‘부남호 역간척 사업’은 생태계 복원은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 어업 생산량 증대를 불러올 호재가 될 거로 본다.  

다만 간척지를 두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농·어업 종사자들과 농어촌공사 등의 원활한 협의가 관건이다. 

<다음 기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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