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기현 대표, 지난 달 30일 김포 방문...이 같은 취지 발언
민주당, 네티즌, 시민사회 연이은 비판...무속인 천공 주장과 유사 주장
천공, 2022년 1월 '경기도→서울 흡수·통합'...대광역 시대 주장 회자

국민의힘이 꺼내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당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발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국힘 제공. 
국민의힘이 꺼내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당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발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국힘 제공. 

[세종=디트뉴스 이희택 기자]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서울 메가시티(거대 수도권)' 공론화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란 비판이 확산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1월 대선 즈음 이와 유사한 발언에 나선 역술인 천공을 놓고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 한강 차량기지에서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메가 서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김포시가 시민 의견을 모아 서울시로 편입되는 절차에 임하면,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했다. 김병수 김포시장도 다음 달 본격적인 작업 돌입 의사 등으로 화답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 면적이 인구 대비로도, 런던과 뉴욕, 베를린, 베이징 등 해외 유수 수도와 비교해도 좁다는 인식을 이 같은 주장의 당위성으로 제시했다. 김포 주민의 85%가 서울 출퇴근 수요란 특성도 근거로 들었다. 

당장 이를 두고 총선용 꼼수 전략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반전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에서다.

무엇보다 지방 소멸부터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지방의 실정을 외면한 처사란 비판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도시 및 세종특별자치시 등 지역 거점 개발권을 중심으로 '지방 소멸'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뒷전에 둔 모습으로 다가오면서다.

최근 통계청의 인구이동 지표만 보더라도, 수도권 초집중·과밀은 해묵은 숙제이나 고질병으로 남아 있다.  

지난 2019년 말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을 넘어선 기세는 무섭다. 

당장 올해 7~9월(3분기) 수도권으로는 1만 1402명 인구가 순유입된 데 반해, 지방에선 같은 규모의 인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김기현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이 포함된 부울경이 8062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전라권이 4111명, 대구 경북권이 2868명, 강원권이 295명 각각 감소했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294명)과 세종(429명)마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충남과 충북의 증가세에 힘입어 3934명 늘었을 뿐이다. 

통계청 자료. 
통계청 자료. 

민주당과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1월 대선 즈음 역술인 천공의 발언 영상을 재소환하면서, "메가 서울 발상의 근원지가 어디냐"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천공의 유튜브 강연 영상을 틀며 이 같은 주장을 했다. 김 대표 주장과 천공 영상의 발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앞선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강연 영상이 확산되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역술인 천공이 지난해 1월 대선 즈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부터 메가 서울시 등에 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정법시대 갈무리. 

2022년 1월 25일 공개된 이 영상을 보면, 천공은 "한반도 통일 시대를 맞아 새로운 수도 건설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옮기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란 청중의 질의에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천공은 "지금(2022년 1월 당시)은 가만있을 때이지 날뛸 때가 아니다. 세종시로 옮기고 작업할 때가 아니다. 통일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판을 어떻게 짜야 할 지를 연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통일은 이뤄진다. 국민들의 염원이 있으면 지혜도 나온다"라고 밝혔다.

통일이란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대통령은 세계의 영웅이 되고, 이를 통해 우리 삶은 180도 달라진다는 취지의 의견도 덧붙였다. 

어어 "세종시에다 행정도시를 만든다? 작은 곳이다. 택도 아닌 데다 고만큼 해놓고 조금 운용을 해보고 조금 이따가 설계해야 한다"며 "복잡하고 힘들고 집값 때문에 난리고 살기도 아주 힘든 서울시를 새로 만져야 할 시기를 넘어섰다. 이걸 안 하고 정부(기관) 등 이런 것들을 어디로 옮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를 흡수·통합하는 등 서울시 판을 다시 짜는 과정에서 '서울시정의 대광역 시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울시의 중심엔 '행정', 외곽에는 '교육' 기능을 재배치하자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충청권은 대전, 부울경은 부산을 중심으로 대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네티즌들은 김기현 대표의 메가 서울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포 등 주변 도시를 편입시켜 서울을 키우겠다고 한다. 서울이 작아서 문제라고 생각하나 보는데, 너무 커서 과밀해서 문제 아닌가요"라고 되물으며 "국가균형발전이란 정답을 놔두고 어찌 이런 발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정치가 정략적 고려를 안 할 순 없겠지만, 국가 백년대계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