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상대 당 도정 발전 '파트너'로 여겨야

충남도의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12대 충남도의회 의원들. 자료사진.

[황재돈 기자] 지난 28일 충남도의회 340회 임시회 4차 본회의장. 김태흠 충남지사 1호 결재 사안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관련 조례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조례안은 상임위 심사부터 진통을 거듭해왔다. 

표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토론을 했다. 이들은 베이밸리 추진단의 규모와 비용추계, 의원발의 조례안 적정성을 따져 물었다.

토론 뒤 이어진 표결에서 조례안은 통과(재석 의원 44명 중 찬성 36표, 반대 7표, 기권 1표)됐다. 반대표는 모두 민주당 의원이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반대표를 던진 의중을 알았을까.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결과적으로는 조례안은 통과됐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로선 앞서 반대 토론에 따른 '앙갚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해당 조례 취지에 반대하는 것인지,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단 조례안 반대 토론에 대한 분풀인지 해명하라”고 비판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은 임시회 폐회 이후에 벌어졌다. 의원들은 도교육청 다목적실에 모여 '화합한마당'을 열었다. 사전에 계획된 자리였다지만, 여야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은 한 데 어울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 웃고 떠들 수 있을까. 이 상황을 두고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원래 다 그래.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화합 잔치가 끝난 다음 날, 여야는 다시 상대를 향해 날을 세우며 전선을 형성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재선 의원, 사라진 의원의 품격’이라는 성명을 통해 최근 불거진 일부 의원의 부적절한 행태를 직격했다. 또 명분 없는 트집 잡기로 도의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행위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가 아무리 '살아있는 생물'이라도 해도 이것은 아니지 싶다. 상대 당과 의원을 적으로 삼으면서 정치개혁을 주장할 순 없다. 도정 발전을 위한 정책 파트너로 존중하고 협치 하는 노력을 보여줄 순 없을까.  

그것이 의원 본연의 역할이자, 도민들이 바라는 의회상 아닐까. 언제까지 국회의 볼썽사나운 구태를 답습할 텐가. 여기는 국회가 아니라, 충남도의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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