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기관 노조 "공공성 후퇴 우려, 의견수렴 필요"
도, 경영효율화 배경·계획 설명 필요성 언급

충청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일방적인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재돈 기자. 
충청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일방적인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재돈 기자. 

[황재돈 기자] 충남도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방침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됐다. 산하기관 노조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 도정방침을 규탄했고, 도(道) 역시 간담회를 통해 경영효율화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여론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충청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이하 충노협)는 1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가 추진 중인 ‘경영효율화 연구용역’은 ‘공공기관 방만 경영에 따른 통폐합’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그 증거를 찾기 위해 특정감사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김태흠 지사는 취임 후 기관 명칭에 ‘문화’와 ‘교육’ 등 단어가 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며 “연구용역은 구조조정을 위한 전 단계이자 명분 쌓기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도는 지난 2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방안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17일 연구용역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도는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 ▲공공기관 최근 4년간 경영실적 종합평가 ▲운영현황 및 사례조사 분석 ▲경영효율화 대상 기관 선정 ▲기능조정 및 통폐합 방안 도출 ▲공공기관 내 경영효율화 추진 방안 도출 등 담았다.

충노협은 “이번 용역에는 공기관 역할을 민간으로 위탁하는 방안까지 포함돼 공공성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며 “민영화와 다름없는 민간위탁은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리고, 서비스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이에 따른 피해는 모두 도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필 충노협 의장 “김 지사는 출자출연기관 노동자들을 혈세를 낭비하는 혁신의 대상, 부도덕한 대상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효율성에만 맞춰 통폐합과 민간위탁을 진행한다면 노조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무조건 통폐합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담는 의견 수렴을 갖고, 불합리한 부분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자는 것”이라며 “방향을 설정해 놓고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구기선 도 예산담당관이 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재돈 기자. 
구기선 도 예산담당관이 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재돈 기자. 

공공기관 출연금 매년 증가 "경영효율화 검토 필요"


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구기선 예산담당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담당관에 따르면, 현재 도 공공기관은 21개, 직원은 2791명이며, 신선 검토 중인 6개 기관을 고려하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또 충남도와 재정규모가 비슷한 전북의 공공기관 16개와 비교하면 많은 수준이다.

구 담당관은 “도 공공기관 출연금은 지난 2018년 656억 원에서 2022년 914억 원까지 증가했다”며 “공공서비스 제공 비용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외부기관을 통해 종합적인 조직진단을 추진 중”이라며 “오는 8월말까지 용역계약을 마치고 연말까지 경영효율화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요청한 ‘의견 수렴’과 관련해선 “용역계약 체결 후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수시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지사와 면담을 가질 수 있겠지만, 연구용역 과정에서도 기관 임직원이나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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