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민 기자] 여야 충청권이 차기 총선을 대비해 시도당위원장 교체를 통한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조직 정비를 통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분위기를 제22대 총선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패 충격을 수습하며 지역 민심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인지도와 공천권 확보에 유리한 시도당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원내·외 인사들의 치열한 각축전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먼저 국민의힘은 오는 22일까지 시도당위원장을 선출하라는 중앙당 방침에 따라 이번 주 후보자를 공개모집(공모) 할 예정이다. 대전시당의 경우 이은권 중구 당협위원장과 조수연 서구갑 당협위원장이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양홍규 시당위원장은 최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시당위원장은 합의 추대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후보들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경선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석인 동구와 유성 갑·을, 대덕구 당협위원장도 조만간 선출할 계획이다.

국힘, 1년 임기 시도당위원장 ‘원외’ 도전장
‘4자 구도’ 세종시 과열 조짐 

세종은 김중로 현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류제화 전 세종시장직 인수위 대변인, 이성용 시당 부위원장, 최석 전 시당 대변인 등 4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시당위원장 선거권을 부여받을 대의원 선출 과정에서 일부 명단이 노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후보자 접수와 선거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은 원외인 이정만 천안을 당협위원장이 차기 도당위원장 출마를 굳혔다.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중진급이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장동혁 의원(초선. 보령·서천)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천안갑과 아산을, 당진시 당협위원장은 공석이다.

민주당, 초재선 현역 중심 조직 정비할 듯
대전·충남 ‘친명 vs 반명’ 구도 감지

8·28 전당대회에 앞서 시도당 개편대회를 치러야 하는 민주당도 차기 위원장 선출에 본격 착수했다. 대전은 초선인 장철민 의원(동구)과 황운하 의원(중구)이 거론되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디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차기 시당위원장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지만,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은 강준현 의원(세종을)에 이어 홍성국 의원(세종갑)이 무난하게 차기 시당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은 재선인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과 초선 문진석 의원(천안갑)이 차기 도당위원장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재선을 하는 동안 도당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다”며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중 대전과 충남은 차기 위원장을 놓고 ‘친명(친 이재명) vs 반명(반 이재명)’ 구도도 엿보인다.

황운하 의원의 경우 지역의 대표적인 이재명계로 꼽히고 있고, 장철민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97그룹’ 강훈식 의원(재선. 충남 아산을)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충남도 문진석 의원은 이재명계로, 김종민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관계자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시도당위원장에 나서려는 배경에는 차기 총선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며 “특히 거명되는 의원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차기 총선에서 공천과 본선 모두 쉽지 않은 지역구”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 임기는 1년이고, 민주당은 2년으로 차기 총선까지 임기를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