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강훈식 컷오프 경쟁 등 '험로' 예상
최고위원 출마자 없고, 차기 도당위원장 ‘내분’ 조짐
[류재민 기자]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충남지역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양새다.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재선. 아산을)이 당권 도전에 나섰지만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고, 차기 도당위원장은 경선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에 나설 인사도 안갯속이다. 새 지도부가 꾸려지더라도 지역 야권이 혼돈을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지난 4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차기 지도체제 방식을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현행처럼 분리 선출하는 방식이다.
단일성 체제 및 당대표 컷오프 3명 유지
강훈식, 여론조사 6위권..컷오프 통과 ‘난관’
전준위는 당대표 컷오프 경선 통과 후보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현행 유지로 결론 냈다. 이에 따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훈식 의원의 컷오프 통과의 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의원이 35.7%로 1위를 차지했다. 강 의원은 1.5%로 6위를 기록했다. 박용진 의원 16.8%, 김민석 의원 6.0%, 전재수·강병원 의원이 각각 3.4%였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당원 자격 미달로 출마가 막혔지만, 당권 주자는 더 나올 것으로 보여 강 의원의 컷오프 통과를 포함한 당선 전망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
앞서 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단순히 세대교체를 위해 이 자리에 서지만은 않았다”며 “우리 안의 무너진 기본과 상식을 되찾고, 국민 여러분께 쓸모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친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그는 다만 “(이 후보의 전대 출마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면, 제가 나오지 않고 도왔을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최고위원 출마자 없어..지역 정치 위상 추락 ‘우려’
도당위원장 놓고 ‘문진석 vs 김종민’ 경선 가능성
‘친명 대 친문’ 계파 대리전 확전 조짐
당 대표와 분리 선출하는 최고위원에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구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선출직 5명과 지명직 2명으로 구성된다. 지역에서는 어기구 의원(재선. 당진시)이 거론되고 있지만, 어 의원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출마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일부에서는 차기 당 지도부에 충남 출신 인사가 입성하지 못할 경우 지역의 정치적 위상은 물론, 지역 현안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도당위원장을 둘러싸고 ‘적전분열’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당초 차기 위원장은 초선인 문진석 의원(천안갑)과 이정문 의원(천안병) 중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선의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이 출마 의사를 비치고 있어 경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문 의원과 이 의원 측은 김 의원의 경우 이미 최고위원을 지냈고, 차기 도당위원장은 본인들 가운데 맡는다는 내부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최고위원과 도당위원장은 다르다”며 “민주당이 반성과 혁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 의원과 김 의원이 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선을 벌인다면, ‘친명(문진석) 대 친문(김종민)’ 대리전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희성 단국대 교수(정책경영대학원)는 5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97그룹 강훈식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 마당에 재선 그룹이 가만히 있겠나”라며 “충남은 대전과 달리 소위 ‘교통정리’를 할 다선 중진급 의원도 없어 분란의 강도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정리는 고사하고, 계파 줄서기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원로 그룹이 중재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전준위가 결정한 전당대회 룰이 비대위 논의 과정에서 뒤집힌 것에 불만을 표출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등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 100%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