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20여일 지역 동선 유사 ‘쌍끌이 유세’ 경쟁
[류재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 선거기간 치열한 ‘충청 쟁탈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20여 일간 충청권(대전·세종·충남)을 찾은 횟수와 동선까지 비슷했다. 특히 종횡무진 ‘쌍끌이 유세’로 중도층이 밀집한 중원 공략에 열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5일, 시간 간격을 두고 대전 으느정이 거리에서 충청권 첫 유세를 시작했다. 특히 ‘충청의 사위(이재명)’ ‘충청의 아들(윤석열)’을 자임하며 지역민을 향해 ‘한 표’를 호소했다.
이·윤, 공식선거운동 첫날 ‘대전 격돌’
으느정이 거리 유세 “균형발전” vs “정권교체”
이 후보는 “서울은 과밀로 미어터지고, 지방은 인구가 줄어 소멸을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국가균형발전이 핵심적인 과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충청이 어떤 곳인가. 나라의 중심이고, 어려울 때 늘 중심을 바로잡은 곳 아니냐”며 “이 나라를 위해, 충청을 위해 압도적 지지를 보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을 겨냥해 “제 아내 고향 충청도에는 사드같이 흉악한 거 말고 보일러를 놔 드리겠다”며 “전쟁 위기를 조장해 이익을 얻는 이 구태정치를 묵인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후 충청을 방문할 때마다 이 부분을 집중 부각하며 윤 후보를 압박했다.
윤 후보는 ‘정권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워 맞불을 놨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그런 선거가 아니다. 부패와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선거, 민생이 사느냐 죽느냐를 가르는 선거, 대한민국이 갈라치기로 쪼개지느냐 통합할 것이냐를 가르는 선거”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충청인들 보기에 지난 5년 민주당 정권이 어땠나”라며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편 가르지 않았나. 이런 정권에 또 5년을 맡기겠나”라며 정권 교체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루 간격’ 충청 돌며 공약 발표, 지역 ‘미래 비전’ 제시
이, 김동연과 단일화 ‘유능한 경제 대통령’ ‘통합정부론’
윤, 안철수와 단일화 ‘정권심판론’ ‘정권교체론’ 기세
두 후보는 일주일 뒤 ‘하루 간격’으로 충청을 다시 찾았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3일 충남 당진과 천안, 세종, 충북 청주 등 중부 내륙을 횡단했다. 이 후보는 이날 행보에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과 ‘통합정부론’을 강조했다.
당진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환, 농어촌 기본소득을 공약했고, 천안에서는 기업 유치와 청년 기본소득과 청년 주거, 청년 희망적금 확대 개편을 약속했다. 또 세종에서는 공공기관 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로 표심을 공략했다.
이재명-윤석열, 각각 3회 ‘충청행’
거점지역 집중 유세하며 ‘지지’ 호소
지역 공약과 비전 등 진정성에 표심 기울 듯
윤 후보는 이 후보에 하루(22일) 앞서 충청권을 훑었다. 당진과 서산, 홍성, 보령을 돌며 서해안 시대 충남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당진에선 제2서해대교 건설과 산업공단 기업 유치를 공약했고, 홍성에서는 충남(내포) 혁신도시에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한국에너지공단 등 탄소중립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했다. 보령에서는 ‘글로벌 해양관광레저도시 건설’을 내놨다.
윤 후보는 지난 3일 충남 아산과 천안, 공주, 세종시를 잇달아 방문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다. 특히 부친 고향인 공주에서는 “공주의 아들”라고 소개하며 지역 연고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7일 오후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 유세를 끝으로 충청권 행보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윤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하며 지지층과 부동·중도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관계자는 “충청권은 수도권과 함께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라며 “두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충청권에 보여준 공약과 비전이 얼마나 지역민에게 진정성을 줬느냐가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 대선까지 남은 선거운동 기간은 이틀.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라 불린 충청 표심이 어느 후보에 향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