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막판 ‘돌발변수’ 속출..여야, 대전서 선거운동 ‘총력전’
[류재민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두고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뇌관이 터졌다. 울진 산불을 시작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의 부실 관리, 대장동 녹취록에 여당 대표 테러까지. 여야는 잇따른 ‘돌발변수’에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막판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한 나흘째인 7일까지 주불을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산불은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건조한 날씨에 작은 바람에도 불이 쉽게 확산하고 있다. 산림청은 8일 오전까지 주불 진화를 목표하고 있지만, 완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여야는 산불 피해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이재민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 모두 세비의 30%를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키로 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산불 피해로 사전투표에 어려움을 겪었고, 오는 9일 본투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
여기에 지난 4일과 5일 진행한 사전투표는 확진자·격리자 투표 관리에 부실함을 드러내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야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강하게 항의하고, 중앙선관위 역시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명수 “선관위, 본투표 대책 시행해 공정성·투명성 높여야”
조승래 “대장동 뿌리, 윤 후보로 드러나..거짓말로 국민 선동”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명수 의원(국민의힘. 충남 아산갑)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앙선관위는 본투표에서 확진자‧격리자를 위한 별도 투표함 설치 및 관리인력 증원 등 대책을 속히 시행해 선거에 대한 불신을 종식하고, 선거·투표의 기본원칙을 바로 세우며 선거관리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줄 것”을 촉구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대장동 녹취록’도 선거운동 막바지 공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뉴스타파>가 지난 6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 브로커로 알려진 조우형 씨를 박영수 전 특검에 소개했고, 윤석열 당시 대검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은 박모 주임검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고 말했다.
또 공익 환수를 밀어붙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때문에 대장동 개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발언도 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대전 유성갑)은 브리핑에서 “대장동 사건의 뿌리가 윤석열 후보였음이 드러났다”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그동안 얼마나 지독한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해 왔는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7일 선거운동 도중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맞는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과 인사를 나누던 도중 한 노인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뒤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재명 후보는 “폭력은 소중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도 “선거를 방해하는 그 어떤 폭력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윤, 송영길 피습에 “민주주의 훼손하는 폭력, 정당화 안돼”
“막판 변수 충청 표심 영향 적어..단일화 이후 부동층 향배 관건”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혐오와 폭력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는 산불과 대장동 녹취록 등 크고 작은 변수가 충청 표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교수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어차피 지지층은 결집했고, 각 당에서 투표 독려 캠페인을 펼쳐 사전투표율도 높은 상태”라며 “더 큰 변수는 야권 단일화 이후 부동층 표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청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건 ‘도덕성’에 민감도가 큰 지역 정서 때문”이라며 “안 후보에게 떨어져 나온 중도층과 20대와 여성 부동층이 단일화 이후 윤석열 후보 쪽으로 갈지, 역풍이 불어 이재명 후보나 심상정 후보, 또는 기권할지가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6시 50분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맞은편 국민은행 앞 유세를 통해 충청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윤석열 후보 역시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 대전 유성구 노은역 광장에서 선거유세를 갖고 대장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