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진→천안→세종→충북 등 중부 내륙 ‘횡단’
윤, 당진→서산→홍성→보령 등 서해안 거점 훑어
<기사보강: 2월 25일 오후 4시> [류재민 기자]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 되게 좋아하는데, 천등산 박달재 밑이 바로 제 처가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23일 이재명 후보 천안 유세 중)
“우리 김태흠 의원께선 제가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의 선배라고 ‘형님, 형님’ 합니다.” (22일 윤석열 후보 보령 유세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하루 간격을 두고 충청을 돌면서 지역 민심 끌어안기에 열을 올렸다. 대선을 2주일 여 남기고 중도와 부동층이 두꺼운 중원 표심을 잡아 승기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충청의 아들(윤석열)’과 ‘충청의 사위(이재명)’를 내세운 유력 대선 후보들의 호소에 지역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3일 충남 당진과 천안, 세종, 충북 청주 등 중부 내륙을 횡단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문지에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과 ‘통합정부론’을 강조했다.
李 ‘유능한 경제 대통령’ ‘통합정부론’ 부각
지역 맞춤형 공약 제시, 尹 사드 배치 공약 등 ‘맹비판’
당진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환, 농어촌 기본소득을 공약했고, 천안에서는 기업 유치와 청년 기본소득과 청년 주거, 청년 희망적금 확대 개편을 약속했다. 세종에서는 공공기관 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설치로 표심을 공략했다.
동시에 윤석열 후보의 ‘선제 타격론’과 ‘사드 배치 공약’, ‘적폐 수사’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은 좋은 인재라면 편 안 가르고, 지역 안 가르고 다 쓰겠다”고 밝혔다.
“좋은 정책이면 김대중, 박정희 정책을 왜 가르나”며 “모든 정치 세력이 협력할 수 있다면 한 부분씩 맡아 서로 잘하기 경쟁하고, 국민에게 평가받는 대통합 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尹 ‘정권 교체’ ‘국민통합론’ 강조
서해안 미래 비전 제시, 대장동 의혹 등 공세
이 후보에 앞서 지난 22일 충남을 찾은 윤석열 후보는 당진과 서산, 홍성, 보령을 훑으며 서해안 시대 충남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특유의 ‘어퍼컷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할 것을 다짐했다.
윤 후보는 당진 숙원사업인 제2서해대교 건설과 산업공단 기업 유치를 공약했고, 홍성에서는 충남(내포) 혁신도시에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한국에너지공단 등 탄소중립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했다. 보령에서는 ‘글로벌 해양관광레저도시 건설’을 내놨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무능 정권’을 집중부각하며 “여러분이 나를 이 자리에 서게까지, 나를 키워주신 이유가 무엇인가. 정권교체 아닌가”라며 정권 심판과 국민통합론을 내세웠다.
그는 보령 유세에서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저와 국민의힘이 정부를 감당하게 되면 민주당에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합리적인 협치를 하면서 국민 통합을 이루고,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치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 정가, 2주 남은 대선 지역 민심 ‘촉각’
“지역민, 유세장 말 몇마디 일희일비 안해”
“충청 민심 얻으려면 진정성 갖고 접근해야”
양 후보가 선거운동 중반 충청 집중 유세를 벌이면서 지역 정치권은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 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 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에 따르면 대전·충청·세종에서 윤 후보는 43.1%로 이 후보(38.7%)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호택 배재대 교수(행정학과)는 24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양 후보 모두 승부처가 충청이라고 보는 것이고, 충청이 캐스팅보트라고 여기면서 구애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역민들은 유세장에서 말 몇 마디로 일희일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충청 민심을 얻으려면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충청인들은 양 후보의 이번 지역 행보와 공약을 비교하면서 꼼꼼히 따지지 않을까 싶다”며 “내일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누가 더 진정성이 있고, 지역민이 미래 지도자로 보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장인 고향인 충북 충주를 방문한 뒤 1박 2일 충청 일정을 마치고,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아 집중 유세를 펼친 뒤 25일 열리는 TV토론을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