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선화동 성산교회와 소제동 철도관사촌. 대전에서 철거논란이 한창인 곳이다. 누군가는 필요에 의해 이곳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보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물론 두 곳은 전혀 유사점이 없는 장소다. 성산교회는 완공된 지 십수년 밖에 되지 않은 새 건물이지만, 대전시가 공원조성계획을 세우면서 매입한 후 ‘철거냐 활용이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원 조망권 등을 바라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눈엣 가시’같은 건물이겠지만, 공간이 필요한 지역의 시민단체나 문화예술인, 공동체
지난 3일 충남지역에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도로가 물에 잠겼다. 물에 잠긴 도로에 차들이 둥둥 떠다녔다. 축대와 옹벽이 무너지고, 산사태도 났다. 아산에서는 3명이 실종됐고, 그 중 한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뉴스에서는 집중호우와 피해 현황이 종일 생중계됐다.다음 날(4일) 오전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충남도민회 중앙회 주최로 지역 출신 국회의원 당선 축하행사가 열렸다. 충남 지역에 연고가 있는 의원 29명 중 13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축하 인사를 받고, 꽃다발을 받고, 박수를 받았다.마이크를 잡은 의원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종시 부동산 보유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보수언론은 배우자 명의로 세종시 전동면에 대지와 밭 1528㎡(약 463평)을 보유하고 있는 이 대표를 거론하며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세종시에 땅을 가진 이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론’을 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미래통합당 대변인까지 등장시켜 “자중하라”는 조언(?)까지 늘어놨다. 칼럼과 사설 등으로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이들 보수언론이 쏟아 낸 기사의 맥락은 한 마디로 ‘이해찬 부동산 투기의혹’이다.와 는 27∼
보름이상 파행을 이어갔던 대전시의회가 20일 새로운 임시회를 열고 정상화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의장·부의장 선거와 4개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을 끝마쳤어야 하지만 보름 이상을 허비한 결과다. 그 사이 대전시정과 관련된 중요 업무보고와 조례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지방의회 원구성이 갈등과 파행을 반복해 온 만큼, 이번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전시의회 원구성 파행은 그 내용상 ‘최악의 파행’으로 기록될 만하다. 한 정당에게 지방권력을 몰아주며 시민의 힘을 위임해 준 결과가 참담한 배신으로 돌아왔기 때문
아침 7시 17분 KTX 서울행 승차. 서울역 서부에서 463번 버스 탑승. 열 정거장 후 국회의사당 도착, 그리고 소통관 1층까지 잰걸음. 뚜벅이 출근길에 숨 돌릴 틈이 없었다.소통관에 도착하면 늘 다급하게 방문신청서를 썼다. 신상정보와 방문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매일 적어냈다. 국회 사무처에서 일시취재증도 미리 발급받아 주민등록증과 함께 확인 받아야 했다. 열 체크에 이어 X선 검사까지.. 겨우 소통관에 가방을 풀고, 곧바로 본청으로 향해 이런 절차를 또 거쳤다. 비로소 여당 최고위원회의에 도착하는 시간은 9시 25분. 늘 출근
최근 대전시교육청 출입기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기자실 좌석이 부족하다보니 일부 기자들이 고정석을 요구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옆 자리에서 방귀만 뀌어도 금방 소문이 나는 지역사회다보니, 며칠씩 입길에 오르내린 사건이다. 내막을 들어보니, 대전·충남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관행’ 등을 이유로 절반 이상의 자리를 자신들이 고정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출입처 중심의 기형적 한국 언론풍토에서 출입기관의 ‘기자실 좌석’이 권위와 기득권을 상징하던 시대가 있었으니,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웬
한화이글스가 7일 경기까지 14연패를 기록하며 구단 창단 이래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쓰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2018년부터 선수단을 이끌던 한용덕 감독은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형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뼛속까지 이글스맨인 한 감독 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채 명예스럽지 못하게 팀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사실 2018 시즌을 앞두고 한 감독이 부임할 때만해도 한화 팬들은 한껏 고조됐었다. 한 감독이 누군가. 1988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뒤 15시즌 동안 120
‘망각의 정치’가 또 다시 ‘합의 정치’를 위협할 것인가. 대전시의원들이 후반기 원구성 시점이 도래하자, 집단 망각에 빠져 버렸다. 2년 전 자신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한 합의내용에 대해 다수 의원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엉뚱한 자기최면을 걸고 있다.2년 전,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22석 중 2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의원총회를 통해 전반기 김종천, 후반기 권중순 의원이 의장을 맡고 상임위원장 등 전반기에 직을 맡았던 의원들은 후반기에 직을 맡지 않는다는 합의에 이른 바 있다. 1안과 2안을 상정한 뒤 투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는 대한민국 선진 방역 시스템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모범적인 정부와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시민의식은 전 세계를 놀래켰다. 동시에 코로나19 여파의 직격탄이 어디를 향했는가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 부실한 안전망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고통은 불평등하게 배분됐고, 바이러스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모질었다.정부는 모든 국민에 가구당 최대 100만 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 무급휴직자에 대한 지원 기준은 지난 7일 확정됐다. 정부가 큰 결단을 내리
양승조 충남지사가 오는 13일 국회 인근 호텔에서 21대 총선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첫 정책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간담회는 인사말, 도정 설명, 지역현안 협의, 식사 및 간담 순으로 진행된다. 올해 역시 기존 관행을 탈피하지 못한 일정표다. 도는 충남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 국비확보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선인들은 자신의 주요 공약을 도정 주요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한 발언이 예상된다. 이런 식의 간담회는 어느 지역이든 대동소이하다. 틀에 박힌 방식의 간담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갈지 의문이 든다. 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여당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국민들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 충남도민도 이번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당에 전체의석 중 과반을 허락했다. 선거이후 여당은 ‘몸 낮추기’를 강조하며 오만함을 경계했다. 그런데 충남지역에선 총선 닷새 후 도민 공분을 살만한 일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어기구 의원(당진)이 유권자와 문자메시지로 논쟁을 벌이다 “X자식이네”라는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유권자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며 “정부와 발맞춰 7
코로나19 비상상황과 맞물려 ‘깜깜이 선거’로 진행된 21대 총선이 15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막을 내린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4일 각 후보들은 마지막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돌고 돌았지만, 결국 문재인을 지키는 선거냐 아니면 심판하는 선거냐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미래통합당은 끝까지 정권심판론을,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에 안정적 힘을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다수의 선거분석가들이 내놓은 전망과 여론조사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민주당의 과반 이상 달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이번 선거는 후
코로나19 이후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로 경제 분야에 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미시적 관점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보호와 같은 피해복구 방법론, 거시적 관점에서 성장률 하락과 국가간 교역규모 축소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산업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레드오션(사양산업)과 블루오션(성장산업)의 전환 속도가 혁명적으로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전에도 대형마트와 같은 기존 유통구조에서 배달 기반의 온라인쇼핑 쪽으로 무게중심이 움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상황과 국회의원 총선거가 맞물려 기본소득 논란이 일고 있다. ‘한시적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담론지형에 파장을 일으켰다. ‘코로나19’로 인해 총선 의제가 실종된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과거 무상급식 논란과 같은 대형의제로 몸집을 키워가는 중이다. 과거 진보진영에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파급력을 가지지는 못했었다. ‘인기영합 정책’이라는 비판론과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시기상조론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8개월 전 일이다. 정치부장이 ‘카톡’을 보냈다. “기생충 봤어? 꼭 봐.” 그래서 본 영화가 전 세계를 놀래 켰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평등의 내면화’와 ‘연대의 불가능성’이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 문제로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하지만 봉 감독과 그의 작품이 빛을 보기까지는 정치적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봉 감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았고, 그의 작품들은 ‘반지하’ 취급했다.지난해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4
"문제의식이 없다. 이렇게 해가지고 무엇을 하겠느냐. 보완해서 다시 보고해 달라"김돈곤 청양군수가 4일 긴급 주요현안 업무보고회를 통해 일부 실·과장들에게 이처럼 냉기 가득한 말을 남기면서 분발해 줄 것을 요구했다.김 군수가 이처럼 화를 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일부 부서의 경우 문제의식 없이 안이하게 보고회에 참석해 일상적인 보고를 했기 때문이다.이날 김 군수가 원했던 보고회는 아니었다. 현안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도출해 부서간 협력과 이해를 증진시켜 사업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보고회였다. 때문에 적극적인 방안과 대책
#. 이른 아침, 지하철 안에는 평소보다 더 깊은 침묵이 흘렀다. 하얀색, 검정색. 열에 일곱 여덟은 마스크를 끼고 연신 경계의 눈초리로 주위를 살폈다. 행여 어디선가 기침소리라도 들리면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멋쩍은 누군가는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만들어낸 출근길 풍경이다. #. 저녁 술자리에서 중국인에 대한 이야기가 안주거리로 등장했다. 방학 중 고향에 갔던 중국 유학생들의 한국 방문을 차단해야 한다느니, 길거리에서 중국어만 들려도 기분이 꺼림칙하다느니 하는 말들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8일 천안지역 시설 2곳에 중국 우한교민의 임시생활시설을 마련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지역민 반발이 극에 달했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관할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며 저지에 나섰다. 천안시장 보궐선거와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서도 모자라 기자회견을 자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지역은 안 된다"는 주장에 뒤따르는 근거는 부족했다. 심지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감염경로가 확실치 않고, 신종 바이러스 특성상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공포와 출처불명의 정보 확산, 심지어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잘못된 주장, 언론의 확대 재생산 등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서 전해진 것처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대한 찬성의견이 불과 사흘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첫 중국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정치신인들이 저마다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에 비해 언론노출 빈도가 부족했던 신인들의 경우,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미디어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이 정치신인들의 ‘얼굴 알리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정치 분야에 강점이 있는 도 최근에서야 이 같은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