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눈] 세종시 전동면 산 속에 가본 사람은 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종시 부동산 보유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보수언론은 배우자 명의로 세종시 전동면에 대지와 밭 1528㎡(약 463평)을 보유하고 있는 이 대표를 거론하며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

세종시에 땅을 가진 이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론’을 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미래통합당 대변인까지 등장시켜 “자중하라”는 조언(?)까지 늘어놨다. 칼럼과 사설 등으로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이들 보수언론이 쏟아 낸 기사의 맥락은 한 마디로 ‘이해찬 부동산 투기의혹’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27∼28일 인터넷판과 지면을 통해 이해찬 대표가 지난 2012년 총선 직후 배우자 명의로 세종시 전동면 땅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두 언론 모두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을 인터뷰해 “세종시에 땅을 가지고 있는 이 대표가 수도 이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중하라”는 정치공세로 연결시켰다.

이들은 “전동면 산속에 단층집을 지었고, 투기와 관련 없다”는 민주당 측 해명을 함께 게재하긴 했지만, 이 대표가 보유한 토지를 ‘서울∼세종 고속도로’ 수혜지역과 연결 짓는 등 사실상 ‘투기의혹’으로 몰아갔다.

이 대표 입에서 “천박한 서울”이 아니라 “천박한 언론”이라는 반응이 나올 법한 보도다.

이해찬 대표가 8년 전 토지를 구입하고 집을 지은 과정, 이 과정에서 겪었던 숱한 논란을 기억하는 대전과 세종지역 지인들은 이 대표의 세종시 부동산 보유가 ‘정치적 목적’이라면 모를까, 투기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투자목적이었다면, 이 대표는 그야말로 ‘최악의 투자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012년 토지매입 당시 집을 짓기 위해 이른바 ‘맹지’를 구입했다.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는 선택이었다. 집을 짓겠다는 사람이 토지를 매입하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도로가 접해 있는지 여부, 상하수도와 전기 등 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는 곳인지 여부다.

맹지를 구입한 이 대표는 도로를 내기 위해 웃돈을 주고 일부 부지를 추가 매입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협조적이지 않은 이웃과 갈등도 겪었다. 물론 이 내용은 이해찬 대표 본인이 밝힌 세종시 정착 일화다.

2015년 우여곡절 끝에 전동면 산 속에 집을 마련한 이 대표는 지역언론 기자들을 자택으로 초청해 텃밭에서 따낸 방울토마토 등을 대접하며 이른바 ‘세종시 내집 마련 비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기자가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다.

사실 지역언론 기자들이 이해찬 대표의 세종시 정착과정에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은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정착이냐’는 점이었다. 국무총리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이 전동면 산 속에(가본 사람은 안다. 진짜 산 속이다) 소규모 주택을 지은 것에 대해 ‘평생 정착하려는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던 까닭이다.

‘천박한 서울’ 이후에 보수언론이 한 건 하려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부동산 투기의혹은 솔직히 프로답지 않은 ‘오버’였다.(선수끼리 충고다). 미래통합당도 정치적인 패착을 던졌다. 세종시에 집과 토지를 가지고 있는 세종시민 모두를 ‘투기 목적’으로 몰아세울 요량이 아니라면, 사실관계로 보나 논리적으로 보나 너무 볼품없는 공세를 폈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해찬은 집을 짓기 위해 ‘맹지’를 사는 부동산 초짜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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