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군수 "하구 복원 시급해..정부가 주도해야"
하굿둑, 농업용수 확보 목적 달성 후 환경 폐해 심각

‘하구복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민·관·정 토론회’가 20일 오후 부여문화원에서 열렸다. 부여군 제공. 
‘하구복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민·관·정 토론회’가 20일 오후 부여문화원에서 열렸다. 부여군 제공. 

박정현 부여군수가 20일 오후 부여문화원 소공연장에서 열린 ‘하구복원특별법 제정을 위한 민·관·정 토론회’에서 하구 복원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차기 대선 국정과제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굿둑이 건설된 후 금강 수질이 급격히 나빠져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상황이 초래한데 따른 판단이다.

박 군수는 이 같은 현실에 대해 “하굿둑의 역습”이라고 진단하며 “해수유통을 통한 기수역이 조성되면 최소 4000억 원에서 1조 원 가까이 투입된다. 이 정도 규모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줘야 한다. 힘을 모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금강하굿둑의 생태복원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군 제공. 
박정현 부여군수는 "금강하굿둑의 생태복원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여군 제공. 

이날 토론회는 ‘국가하구 물길을 열자’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영일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원 ‘하구복원의 현재와 미래, 금강하구를 중심으로’와 이창희 명지대학교 스마트인프라공학부 교수의 ‘하구복원특별법의 내용과 의미’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의 축사를 비롯해 한정애 국회의원실(더불어민주당기후위기대응환경특별위원회 박수현·황명선·박지원·이개호·신정훈·김원이·이용우·서왕진·전종덕 국회의원실)과 부여군, 전남도 목포·해남·신안,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가 주최했다.

박 군수는 정계 진출 전 환경 보호 NGO에서 활동해왔다. 2021년도부터 하굿둑 갑문 개방 등 해수 순환을 통한 재자연화와 국정과제 채택을 위한 관련 지자체, 시민사회의 연대 기구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금강 와초리(왼쪽)와 길산천 하류 녹조현상. 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원회 제공. 자료사진. 
금강 와초리(왼쪽)와 길산천 하류 녹조현상. 금강하구 자연성회복 추진위원회 제공. 자료사진. 

“하굿둑, 목적 달성했지만..”


허재영 국가하구생태복원전국회의 상임고문은 개회사에서 “하굿둑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듯이 그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대가로 심각한 환경, 사회 폐해를 겪고 있다. 기수역 상실과 수질 악화 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등은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허 상임고문은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 하구 기수역 복원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회복해야 한다. 하굿둑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부분적 철거를 통해 물의 흐름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굿둑 개방은 '재원조달'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부여군 제공. 
김영일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굿둑 개방은 '재원조달'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부여군 제공. 

“해수유통 공감대 형성 마무리, 재원 조달이 관건”


주제발표에 나선 김영일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충남의 최대 숙원인 금강하구 생태복원(해수유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마무리됐다. 문제는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어디서 조달하는지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하구는 바다와 연결돼 해수순환이 있어 담수와 염수가 혼합되는 자연환경으로 다양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충남을 비롯한 서해안 하구습지는 높은 조석간만의 차와 지형적 특성의 보호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 463개 하구 중 49.2%(228개)가 닫힌 곳인데, 충남을 아우르는 금강권역 하구 67개 중 91%(61개소)가 닫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생태계 순환 고리가 차단되고 오염물질 축적, 용존 산소 농도 저하 등 생태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

하굿둑 건설 이후 수질 농도 급격히 악화


김 위원은 “담수호 수질 악화는 농업용수 이용 한계를 불러오고 이는 수산자원 감소와 퇴적토 준설 등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금강하구 복원의 목적은 수질과 환경개선, 소득 증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1990년 10월 준공된 금강하굿둑은 총연장 1841m, 총저수량 1억 3800억 톤 규모이며, 연간 3억 6500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충남(18%)과 전북(82%)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 하굿둑 건설 이후 COD(수질) 농도는 1992년 5.2mg/L(3등급)에서 2023년 7.6mg/L(4등급)으로 떨어졌다. T-P 농도는 1992년 0.05mg/L(4등급)에서 2023년 0.424mg/L(6등급)으로 낮아져 녹조가 발생하는 등 수질 악화가 심각하다.

김 연구위원은 “연안하구 대부분 방조제로 인해 나름의 역할을 해왔지만 반대로 다른 형태의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결국 재원을 누가 마련할 것인냐가 중요하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 실제 사업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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