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브리핑서 특정 언론사 질문 거부
대전MBC ‘계엄 행적’ 보도 보복성 유추

이장우 대전시장이 6일 오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특정 언론사 질문을 거부하며 적대감을 드러내 파장이 일고 있다. 대전시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6일 오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특정 언론사 질문을 거부하며 적대감을 드러내 파장이 일고 있다. 대전시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의 언론관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공식석상에서 특정 언론사 취재진 질문을 거부하고, 정당한 보도를 ‘왜곡 보도’로 폄하하는 등 비판 언론에 대한 적대감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시장은 6일 오후 2시 시청 2층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브리핑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 질문 기회는 대전문화방송(MBC) 취재진에게 주어졌다.

취재진은 최근 정국과 관련된 질문 소재를 꺼냈고, 이 시장은 “엠비씨(MBC)는 그런 얘기하면 꼭 왜곡해서~”라고 반응했다.

취재진이 “그대로 답변해주시면 된다”고 이야기하자 이 시장은 “엠비씨(MBC) 질문에는 답을 안 하겠다”며 “답하면 왜곡할 건데 답하면 뭐합니까. 안 하는 게 낫지”라며 질문을 막아섰다.

이같은 감정은 지난 12·3 내란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 시장의 행적을 최초 보도한 데 따른 감정 때문인 것으로 유추된다. 

이 시장은 12·3 내란사태 당시 비상계엄 선포 직후 행적과 관련해 비판을 받아왔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밤 또는 새벽 청사로 출근해 긴급 회의 등을 주재하지 않은 단체장은 이 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유일했기 때문.

이 시장은 지난 12월 11일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착공식 현장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행적 등을 묻는 대전MBC 취재진 질문에 “집에서 보고를 받으면서 아내와 밤새웠다”고 답했다. 이 멘트는 스스로 당시 최초 행적을 밝힌 발언으로 기사화됐고, 타 언론도 인용보도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청사에 나오지 않고 집에 머문 것을 확인한 대전MBC 보도 화면 갈무리.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청사에 나오지 않고 집에 머문 것을 확인한 대전MBC 보도 화면 갈무리.

비판 언론을 대하는 이 시장의 이같은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유치 행정절차 상 법령 위반 소지 등을 지적한 KBS대전 보도를 공식 석상에서 “아주 악의적인 보도”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이밖에 민선8기 들어 시 차원의 언론관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시 홍보담당관 명의로 출입기자에게 일괄 발송한 문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자는 '시·구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시와 관련한 허위내용을 유포하는 경우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내용으로 지역 방송사가 이장우 대전시장과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의 체육회장 선거개입 의혹을 단독 보도하기 2시간 전 발생한 일이었다.

형법 조항을 제시하며 언론을 상대로 사전 경고하는 방식으로 취재와 보도를 막은 '보도지침' 사건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청 한 출입기자는 “비판 기사를 이유로 단체장이 시민을 대표하는 언론의 질문을 거부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잘못된 기사라면 정정 보도 요구, 언론중재위 제소 등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고, 언론에 적대감을 보이는 일은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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