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 현충원서 추모 행사
정치권·시민단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부적절”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들이 25일 대전에 모였다. 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원, 정용래 유성구청장, 양준영 광복회대전지부장. 최찬룡 영상PD.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들이 25일 대전에 모였다. 왼쪽부터 우원식 국회의원, 정용래 유성구청장, 양준영 광복회대전지부장. 최찬룡 영상PD.

[유솔아 기자] 25일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성토의 장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육군사관학교(육사) 내에 있는 홍 장군 흉상 이전이 부적절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사업회)는 이날 오전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노원구을),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정용래 유성구청장, 양준영 광복회대전지부장, 채예진 대한고려인협회부회장,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 황인호 전 동구청장, 안장헌 충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아산5),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 시작에 앞서 현충탑에서 참배했다. 

우원식 의원은 참배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설치가 부적절하다’는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전날 국정감사 발언에 “일제와 싸운 역사를 지우겠다고 하는 것은 헌법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어 “최근 흉상 이전 백지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단 한명도 서명하지 않았다”며 “이념이 아닌 민생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진정성이 녹아있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홍범도장군로 폐지 주장에 “시장은 해당 도로를 폐지할 권한이 없다”며 “(홍범도장군로 폐지는)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우원식 "이장우 시장, 홍범도장군로 폐지 권한 없어"
정용래 "유성구 지정 명예도로 폐지 목소리 서글퍼"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기념행사에 앞서 현충탑에서 참배하는 모습. 유솔아 기자.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기념행사에 앞서 현충탑에서 참배하는 모습. 유솔아 기자. 

참석자들은 이후 행사가 열리는 독립유공자 제3묘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추모사에서 “지난 8월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단원들에게 홍범도 장군을 잘 모시겠다고 다짐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죄송스럽고,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청장은 특히 "유성구가 홍범도 장군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명예도로를 지정했으나, 최근 이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서글픔을 가눌 길 없다"며 "독립운동가 희생정신을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 구청장 책임이다 책무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불필요한 논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영 지부장은 “홍범도 장군은 부인과 두 아들을 잃으면서도 일제와 불굴의 투쟁을 멈주치 않은 민족 영웅”이라며 “최근 그와 관련한 논란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채예진 부회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독립운동사에서 그의 업적과 희생 가치를 없앨 수는 없다”며 "홍 장군 업적을 존중하고 기려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전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식, 논란 의식 "홍 장군 예우 소홀함 없을 것"
진보당 시당 "이념 전쟁 가담하고 추모 언급은 국민 우롱"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홍범도 장군 예우함에 있어 티끌만큼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찬룡 영상 PD.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홍범도 장군 예우함에 있어 티끌만큼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찬룡 영상 PD.

박민식 장관은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홍 장군 같은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것은 국가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국민들은 이를 확실히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홍 장군을 예우함에 있어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 티끌만큼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며 "독립영웅인 그의 공적, 역사적 위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진보당 대전시당은 박 장관의 추모식 참석과 관련해 "한마디로 '위선'의 정치쇼"라고 논평했다.

시당은 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으로 독립운동 역사를 지우려는 '이념 전쟁'에 적극 가담해놓고, 이제 와서 추모를 언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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