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전 직원에 “발탁 인사 약속 못 지켜 유감”
노조, 사전 공지없는 인사 비판.."구체적 인사 방향 제시해야"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이 9일 논평을 통해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구체적 인사 방향’ 제시를 촉구했다. 황재돈 기자.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이 9일 논평을 통해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구체적 인사 방향’ 제시를 촉구했다. 황재돈 기자. 

<기사보강: 2월 9일 오후 2시 8분>[황재돈 기자]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노조)이 김태흠 충남지사에게 ‘구체적 인사 방향’ 제시를 촉구했다. 김 지사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발탁인사 약속 미 이행’ 사과문을 평가 절하하는 동시에 약속 이행을 다짐 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조는 9일 ‘뜬금없는 지사 편지로 보는 주먹구구식 인사운영’ 제하의 논평을 통해 “지사의 사과 편지에 직원들은 ‘어리둥절’하고 ‘뜬금없다’는 반응”이라며 “이는 희망과 기대보다 형식적으로 시행되는 관행적 발탁 인사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3일 도청 전용 이메일을 통해 ‘5급 인사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김 지사는 이 글에서 “30% 내외 발탁인사를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발탁할 수 있는 요인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근평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발탁인사는 실국장들의 추천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사전공지 없는 강제 전보, 인사기준 밝혀야”


노조는 특히 인사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사전 인사운영 기준을 공지하지 않은 채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실제 도는 지난달 12일 ‘5급 이하 정기인사’에서 인사 등 핵심부서에서 2년 이상 장기 근무한 부서 팀장들을 대거 교체했다. 특정 부서는 팀장 6명 중 4명을 전보 발령하기도 했다. 

노조는 “핵심부서에서 근무한 팀장들을 사전 공지 없이 강제 전보시켰다”며 “인사운영은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는 것이 상식이다. 인사운영기준에 담아 직원들에게 사전에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김 지사를 향해 “핵심 코어 세력 해체, 소수직렬 배려 등 인사혁신을 할 것이면 제대로 하라”며 “다만,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인사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실국원장이 추천하는 발탁승진 제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자칫 ‘줄 세우기’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정확한 공과 능력 평가 시스템 미흡을 실국장 추천으로 보완한다고 말했지만, 실국장 추천은 이전부터 운영하는 제도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 선발과정의 투명한 절차와 공정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한 발탁승진제도는 실국장 추천 명목 아래 ‘줄 세워 승진’시키는 것과 같다. 이는 발탁승진으로 포장만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끝으로 “소수직렬 배려 등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발탁승진제도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해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향 대변인은 “지사도 노조가 문제 제기를 하는 부분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인사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고, 재차 약속을 통해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발탁인사 경우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노조가 제기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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