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회 본회의서 ‘참여자치위 조례안’ 보류 결정
[아산=안성원 기자] 아산시의회가 박경귀 시장 핵심공약인 참여자치위원회(자치위) 구성에 제동을 걸며 냉전을 이어가고 있다.
시의회는 8일 제23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아산시 참여자치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 심사를 보류한 상임위(기획경제위원회) 결정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자치위는 박 시장의 민선8기 '1호 결재안'. 시민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소통의 창구이자, 민간 전문가의 자문을 수렴하는 민관협치 모델로 제시한 공약사업이다.
하지만 기경위 위원들은 해당 조례안 심의에서, 자치위에 '의결 권한'을 부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시의회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거나, 공무원들이 논란이 되는 현안을 자치위로 미루면서 '면피 행정'용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경위는 또 참여자치위 외에 기존 ‘더큰시정위원회’, ‘시정발전위원회’ 등 자문 성격의 각종 위원회와 기능이 중복되고, 20명씩 12개 분과 및 특별위원회 등 255명이라는 대규모 조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미성 의원(민주당·라선거구)은 5분 발언에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립도서관이 박 시장의 저서를 구입한 사실을 누락한 부분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시립도서관 감사 때 고전 북큐레이션 사업 자료 중 누락된 두 권이 박 시장 저서임을 확인했다”며 “박 시장 취임 후 시립도서관에서 저서 34권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시 행정과 예산이 비합리적으로 집행되는 건 아닌지, 자료 제출 거부와 누락의 형태로 문제를 덮으려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추궁했다.
아산항 타당성조사, 신정호아트벨리 용역비 삭감
지속적 대립에 공직사회 술렁, '길들이기'냐 '합리적 견제'냐
시의회는 앞서 지난 7월 임시회에서도 박 시장 핵심 공약인 '트라이포트(Tri-port) 아산항 개발'을 위한 ▲항만기본계획 반영 타당성 조사 예산 2억 원 ▲신정호 아트밸리 연구용역을 위한 전문가 포럼 운영 예산 1000만 원 등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이처럼 시의회가 민선8기 초반 견제 일변도를 유지하며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양측의 ‘기싸움’으로 보거나 ‘시장 길들이기’ 등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까지 등을 돌리면서 ‘당내 갈등설’까지 감지되고 있다.
김희영 의장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의회가 ‘여대야소’ 구도이다 보니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자치위 보류는 타당성 있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정치적 문제로 바라보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의회 지적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고 소통함으로써 관계가 나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시 관계자는 “자치위에 필요 이상의 우려를 제기한 부분이 있지만, ‘의결권’에 대한 부작용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이제 2달 정도 지났다. 의회와 소통이 아직 충분치 못한 게 사실이다. 정무라인이 가동하면 곧 원활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의회는 이날 공통안건으로 ▲2021 회계연도 세입·세출·기금 결산 ▲2021 회계연도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등을 원안 가결했다. 또 각 상임위는 총 23건을 심사해 20건을 원안 가결하고, 1건 수정가결, 1건 부결, 1건을 심사 보류했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기획행정위원회 108건, 복지환경위원회 101건, 건설도시위원회 70건 등 총 279건의 도출된 결과에 시정과 권고, 대안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 '아직 구상 중' 베이밸리, 마음 급한 아산항 개발
- 아산시의회, 제9대의회 첫 행정사무감사 돌입
- 아산시의회·박경귀號, 민선8기 시작부터 '대립각'
- 아산시의회 “시정 홍보에 특정 정당색 배제해야”
- 아산시의회, 냉탕과 온탕 오간 ‘첫 5분 발언’
- 김희영 아산시의장, 공개석상서 박경귀 시장 비판 논란
- [관점] 박경귀 아산시장, 첫 ‘시정질문’ 관전 포인트
- 집행부 갈등에 '중재' 나선 이기애 아산시의회 부의장
- 시의회에 손 내민 박경귀 아산시장…‘협치’ 시동
- 아산시 민선8기 ‘자치행정’ 정책 탄력 받나
- 아산시 참여자치위원회 설치 조례, 시의회 통과
- 박경귀 아산시장 “참여자치위, 전국 최고 자치모델 될 것”
- 아산시 ‘제1기 참여자치위원회’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