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비판성 의원 5분 발언에 첫 추경예산 주요 사업 '삭감'
[아산=안성원 기자] 제9대 아산시의회가 민선8기 아산시정과 시작부터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박경귀 시장을 겨냥한 비판성 5분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박 시장 취임 후 첫 예산안 심사에서 주요 사업 항목을 삭감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산시의회는 27일 제23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2022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30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집행부를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맹의석 의원(국민의힘·나선거구)은 이날 5분 발언에서 “2020년 환승시스템 마련, 청사 주차장 부족 대비 900번·910번 시청 경유 등 의견을 제안했지만, 집행부는 묵묵부답이었다”며 “그런데 민선8기 들어 시장 공약이라는 이유로 신정호 아트밸리 버스 428번 운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시정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진정 아트밸리 버스가 필요하다면, 이미 운영 중인 아산 시티투어버스와 공존하며 적절한 운행을 통한 정책추진이 필요했다"며 시내버스 노선의 대대적 개편을 촉구했다.
이어 천철호 의원(더불어민주당·다선거구)은 “현재 아산시 민원 처리는 손가락을 다쳐 병원에 갔는데 소독약과 밴드만 붙이면 될 걸, 접수하고 긴 시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라며 “열린간담회에서는 한 시간여 진행하는 박 시장의 시정 프레젠테이션에 비해 주민 질의응답 시간이 짧다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천 의원은 또 "평소 주민들이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해소될 문제"라며 "시장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행정절차의 복잡함이 문제"라며 민원봉사과 내 ‘원스톱 민원 행정처리 시스템’ 신설을 제안했다.
계속해서 “박 시장은 당선증 교부식에서 당선자들에게 큰절 하며 협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의원들과 만남도 소통도 없고, 공감대 형성이 안 되고 있다”며 “권력으로 지배하는 게 아니라 시민을 위해서라면 만나고 소통하는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맹의석 "아트밸리 버스 즉흥적", 천철호 "소통 부족"
박 시장 대표 공약 '트라이포트' 타당성조사 등 48건, 33억 삭감
박 시장 "조만간 간담회 일정 잡겠다"
박 시장은 산회 직후 <디트뉴스>와 만나 “본래 의회 기능이 그런 것(시정 견제)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관방문, 초도순방 때문에 (의원 간담회) 일정을 잡을 여유가 없었다. 의원들도 각자 당선 이후 업무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박 시장은 또 “지금은 휴가 기간이라 일정을 잡긴 어려울 것 같지만, 조만간 간담회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의장에게도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이날 예결특위가 총 48건, 33억 480만 원을 삭감한 제2회 추경 예산안 심의 결과를 원안 가결했다. 이번 추경은 앞선 1회 추경 대비 3106억원(21.03%) 증액된 1조 7872억 원(일반회계 1조 5946억 원, 특별회계 1926억 원) 규모다.
상임위별로는 ▲기획행정 31건, 11억 7430만 원 ▲복지환경 15건, 17억 9300만 원 ▲건설도시 2건, 3억 3750만 원 등을 삭감했다.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트라이포트(Tri-port) 아산항 개발을 위한 ▲항만기본계획 반영 타당성 조사 예산 2억 원 ▲신정호 아트밸리 연구용역을 위한 전문가 포럼 운영 예산 1000만 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밖에 ▲17개 읍면동 열린간담회 운영 예산 3400만 원 ▲민선 8기 일자리대책 종합계획 연구용역비 2200만 원 ▲시정 운영방향 홍보물·공약사항 보고회 책자 등 제작 예산 2350만 원 ▲민선 7·8기 시장 이·취임식 예산 4500만 원 ▲청소년고전읽기대회 예산 2500만 원 ▲옛 모산역 폐철로 활용 배방 동부권 노인복지관 독립청사 설계비 5000만 원 등도 삭감됐다.
관련기사
- 아산시의회 복지환경위 “촘촘한 빅데이터 구축” 주문
- 아산시의회 “시정 홍보에 특정 정당색 배제해야”
- 아산시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가시화
- 아산시의회, 냉탕과 온탕 오간 ‘첫 5분 발언’
- '아직 구상 중' 베이밸리, 마음 급한 아산항 개발
- 박경귀 아산시장이 '문화 예술' 중점 두려는 이유
- 아산시의회, 박경귀 집행부와 ‘냉전’ 지속
- 김희영 아산시의장, 공개석상서 박경귀 시장 비판 논란
- [관점] 박경귀 아산시장, 첫 ‘시정질문’ 관전 포인트
- 집행부 갈등에 '중재' 나선 이기애 아산시의회 부의장
- 시의회에 손 내민 박경귀 아산시장…‘협치’ 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