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시장 ‘인수위 백서’ 364페이지 대해부②]
건설교통분과 12일간 7차례 회의 ‘10조 공약검토’ 역부족
도시철도 3∼5호선, 제2외곽순환고속, 호남선 지하화 등
인수위도 경제성 타당성 지적...대형 공약추진 ‘불투명’

이장우 대전시장이 후보시절, 대전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 조기건설과 호남선 지선 7km 지하화를 골자로 한 5차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이 후보시절, 대전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 조기건설과 호남선 지선 7km 지하화를 골자로 한 5차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끌 민선8기 대전시정의 청사진이 담긴 인수위원회 백서가 발간됐다. <디트뉴스>는 총364페이지 ‘백서’에 담긴 이장우 시장의 철학과 가치, 핵심공약 실행계획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인수위원회 4개 분과 1개 TF활동을 분야별로 나눠 연재한다. (편집자)

[김재중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은 후보시절 ‘도시철도 3∼5호선 동시추진(1호 공약)’을 비롯해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 조기 건설, 호남고속도로 지선 7km 지하화, 대전천변도로 12.72㎞ 4차선 확장 등 역대급 건설·교통 공약을 제시했다. 이 정도 사업을 추진하는데만 어림잡아 10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대전시장직 인수위 중 건설교통분과 역할이 얼마나 막중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건설교통분과 위원 중 건설·교통 분야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분과 위원장은 대전시의원을 지낸 최선희 푸른에듀센터 대표가 맡았고 박철환 지원피앤피 대표 변호사, 박두용 국민의힘 시당 조직부장, 박종화 청년과미래 이사 등 3명이 분과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12일 동안 총 7차례 회의를 통해 이장우 시장이 후보시절 제시한 건설교통분야 11개 공약사업을 검토했다.

핵심 중의 핵심사업은 단연 ‘도시철도 3∼5호선 동시추진’ 공약이다. 이 시장은 신탄진∼낭월동 구간에 지하철 방식의 3호선을 건설하고, 4호선 도룡동∼가수원동 구간은 트램이나 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오가는 내부순환선 건설을 약속했다. 5호선은 1호선 지선 성격으로 정부청사에서 도마동에 이르는 지하철 방식이다. 4호선에 자기부상열차 방식을 도입할 경우, 동시추진에 4조 9000억 원의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다.

전문가 자문위원들의 조언을 구했다 하더라도 인수위원들이 단 12일 만에 광역시 사상 전무후무한 도시철도 3개 노선 동시추진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를 했을 리 만무하다.

때문에 건설교통분과는 인수위 백서에 “타당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도시철도2호선 트램 개통시기에 맞춰 후속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해 행정절차를 이행한다”는 ‘원안추진’ 의지만 담았다. 구체적 실행계획은 찾아 볼 수 없다.

나머지 이장우 시장 공약에 대해서 인수위는 개괄적 문제점을 제시하며 개선책을 제안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백서'에 담긴 대전도시철도 3-5호선 공약 노선도.
이장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백서'에 담긴 대전도시철도 3-5호선 공약 노선도.

먼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인수위는 “국가계획에 편입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당선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제2순환도로 완료시 1순환 도로를 도심 내부도로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가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호남지선 고속도로 7km 지하화 공약과 관련해서는 “사업비 증가에 따른 경제성 부족으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추진에 대한 제약요인을 인수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두 사업 모두 국가계획인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해야 이장우 시장 임기 내 사업추진이 가능한데, 주무부처인 국토부 입장 또한 부정적인 상황이다. <디트뉴스> 단독보도 : [이장우 핵심공약 ‘호남지선 지하화’...국토부 난색] 참고

인수위는 대전천변도로 4차선 확장 공약에 대한 보완도 제안했다. 건설교통분과는 “일부 구간의 폭이 좁아 국가하천인 대전천 내에 공작물을 설치해야 하며, 이때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공약상 확장될 기존 천변도로와 서측 좌안도로 구간과 기능 간의 상충이 발생 돼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대전복합터미널과 도시철도2호선 트램, 유성복합터미널과 도시철도1호선을 무빙 워크웨이로 연결하겠다는 이장우 시장 공약에 대해서 인수위는 사실상의 ‘추진불가’ 의견을 냈다. 타당성 확보가 어렵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유성복합터미널 연결 무빙 워크웨이의 경우 현 도시철도 1호선이 저심도로 건설돼 있어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지하 연결통로를 개설해 보행편의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축소·수정했다.

이장우 시장이 후보시절 노인 맞춤형 공약으로 제시한 ‘65세 이상 버스비 무료’ 공약도 ‘70세 이상 버스비 무료’로 후퇴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며 한 해 1000억 원대 재정지원을 하고 있는 형편에서 ‘65세 이상 버스비 무료’ 정책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키지도 못할 ‘선심성 공약’이 돼 버린 셈이다.

결국 이장우 시장의 건설교통분야 공약 11건 중에서 원안추진은 6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6건 모두 중앙정부 재정지원 없이 대전시 스스로 이행할 수 없는 대형 토목건설 사업이어서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한편, 전문성 없는 인수위 건설교통분과를 보완하기 위해 김만구 전 건설협회 대전시회 사무처장, 정범희 전 대전시 주택정책과장, 정태일 한밭대 교수, 최윤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선하 공주대 교수, 이진선 우송대 교수 등이 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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