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양승조식 인사 시스템 '능력 위주' 전환을 기대하며

양승조호 민선7기 충남도정은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산하기관장 인사 논란이 큰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자료사진. 

민선 7기 양승조 호(號) 충남도정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양지사의 대선 도전과 도 산하기관장 인사 논란은 '옥의 티'로 지적 받고 있다.

아쉬움의 경중을 따진다면 산하 기관장 인사 논란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양 지사는 민선7기 출범부터 캠프 출신 비전문가 임명 등 ‘코드인사’, ‘보은인사’ 논란을 겪었다. 양 지사는 그때마다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임명된 기관장 중 일부는 노조와 갈등으로 내홍을 빚거나, 성비위 또는 자녀취업 같은 개인 문제로 중도 낙마했다. 양 지사의 ‘인재 풀’만큼은 후한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이유다.

대선 경선 탈락과 산하 기관장 인사 논란은 성격부터 다르다. 전자가 정치 지형적인 ‘불가항력’에 따른 것이라면, 후자는 양 지사 의지와 도청 인사검증 시스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양 지사 역시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에 일정 부분 공감했다. 그러나 '코드인사' 논란에 대한 인식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에서 “임원추천위와 인사청문회 등 1차 검증을 하지만, 리더십 문제는 걸러내기 어렵다. 충분한 선별 절차 부분은 무겁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 일자리진흥원, 충남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충남 테크노파크, 공주의료원 등 4개 공공기관이 올 상반기 신임 기관장 공모에 나선다. 

양 지사 측근, 재선캠프 합류로 임명 제한
‘정치철학’ 보다 ‘능력’ 우선 공공기관장 기회

일자리진흥원은 현 이시우 원장 임기가 3월까지로, 오는 19일 임원추천위를 구성한 뒤 신임 원장 후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성 비위’ 논란에 원장이 공석 상태인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기존 원장 임기가 만료되는 5월 1일자로 신임 원장을 임용할 방침이다.

공주의료원장은 임수흥 전 서산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이 최종 후보자로 선정, 오는 17일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테크노파크의 경우,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이응기 원장이 연임하면서 2년 더 이끌게 됐다. 

지역 언론과 공직사회는 이들 기관장 공모가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양 지사 측근들이 '재선 캠프'에 합류할 경우 기관장 공모 참여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고,  ‘능력’을 우선한 임명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도정을 향한 시선 속에 이런 기대감이 읽힌다. 한 도의원은 “능력 있는 인재 발굴을 위해 외부 전문가뿐 아니라 ‘내부 승진’ 카드도 적극 검토할 것을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다. 양 지사와 정치적 철학도 같고 능력도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업무 완성도를 고민할 시점 같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양 지사가 강조한 ‘철학을 같이할 사람들’은 충분히 본 것 같다. 늦은 감은 있지만, 능력을 우선으로 한 인재 검증이 필요할 때다. 양 지사 측근 인사 중 해당 기관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거나 유력하게 거론되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태다. 

민선7기가 문 닫기 전에, 산하기관장 인사 배경에 대해 “능력을 검증한 사람”이라고 밝히는 양 지사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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