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네거리 시민 1만 명 운집..결과 나오자 환호
"헌재 판결까지 지켜볼 것"..매주 집회 예정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중략)..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거리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선포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14일 오후 대전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 모인 시민 1만 명이 함성을 질렀다. 차디찬 바닥에서 함께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가족, 동료, 심지어 이름도 모르는 옆 사람과도 얼싸 안았다. 서로에게 "수고했다", "드디어 통과했다"는 위로를 전했다.
아버지와 집회 현장을 찾은 고3 이모 양(대전 반석동)은 “탄핵을 너무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너무 억울했는데 국회의원들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한민국이 정상화가 된거 같아 너무 기쁘다”고 외쳤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위에 참여했다는 김규리 양(16은) 밴드 데이식스의 노래 <Welcome to the show>에 맞춰 ‘탄핵’이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봉을 흔들었다. 김 양은 “속이 너무 시원하다. 윤석열이 물러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보태겠다”고 소리쳤다.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기쁨과 안도, 마음고생으로 보낸 지난 3년의 기억까지. 모든 감정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대전시민 권금정 씨(51)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노동자 탄압이 심해 우리 주변 노동자들이 힘들었고, 양해동 열사를 비롯해 너무 많은 죽음이 있었다. 3년이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권 씨는 “이번 일을 통행 다들 억울한 일들을 잘 풀어나가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잡아갈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대전페미니스트연대 무무 활동가는 "진정한 성평등 세상을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 윤석열 탄핵에 그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석열 정권 운명은 이제 헌법재판소 결정에 달렸다. 국민은 헌재 결정을 끝까지 주목할 것이다.
김율현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장은 “(헌재 판결이 나오기까지) 박근혜 파면을 결정했던 90일이될지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의 힘이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이곳으로 모인다면 그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 모든 자리에서 우리 이야기를 하자”고 호소했다.
'내란범 윤석열 탄핵,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 16차 대전시민대회'에 참여한 시민 수 만명은 결과를 시청한 이후 K-팝 노래에 맞춰 정부청사 네거리 방향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응원풍선, 간식 나누는 민주 시민의 마음>
이날 이른 오후부터 집회 현장을 방문한 시민 중 일부는 다른 동료시민을 위해 간식과 응원풍선을 나누며 서로를 독려했다.
유성구에서 온 박 모씨는 기자에게 젤리와 초콜릿을 건네며 "수고가 많으시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날씨도 추운데 다들 한마음으로 탄핵을 바라고 있는 것 같아 당이 떨어지면 힘들 것 같아서 간식을 준비했다"며 시민들이 정말 멋지고 대단한 것 같다. 8년 전에 이겨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민예총 소속 연극배우로 일하고 있다는 이상범 씨는 풍선으로 직접 만든 응원봉을 시민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이 씨는 "연세가 있으신 분이나, 응원봉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 뭐라도 손에 들려드리자는 생각에 풍선으로 직접 만들었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건강한 나라가 될 것 같다. 나이를 떠나 이렇게 모여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자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더 강고해지고, 단단해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너무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